돈키호테를 뛰어넘는 도전과 모험
자동차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일론 머스크의 행보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세계1위 인터넷 결제 서비스 페이팔Paypal의 전신을 공동 설립하고 이베이ebay에 인수하여 억만장자가 된 후, 인류를 화성에 이주시키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우주항공회사 스페이스 엑스SpaceX를 설립하여 NASA의 1/10 금액으로 로켓을 쏘는데 성공, 민간 우주선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렸다. 이어, 이 괴짜 CEO는 기존 자동차의 성능과 디자인을 뛰어넘는 고급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테슬라모터스를 설립하고, 미국 전역에 태양광 충전소를 설치해 전기차를 평생 무료로 사용하게 하겠다며 태양 에너지 기업 쏠라시티SolarCity를 설립한다. 물론 ‘생존’이 목표가 되는 난관의 시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L.A에서 샌프란시스코 구간을 35분 만에 주파하는 초고속 진공튜브열차 하이퍼루프Hyperloop를 만들겠다고 한다.
올해 한국나이로 45세인 한 남자의 업적이라고 믿기에는 너무 엄청나지 않은가? IT를 넘어, 자동차와 청정 에너지, 그리고 우주산업의 미래까지, 공상과학 소설 같은 그의 이야기는 어떻게 실현될 수 있었을까? 스티브잡스 이후 혁신적 기업가의 아이콘이며,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 100대 인물’(타임, 2013), ‘최고의 CEO’(포춘, 2013)로 선정 된 일론 머스크의 ‘꿈을 실현해 나가는 스토리’ 를 통해 경영을 이야기 해보자.
경쟁에 임하는 새롭고 스마트한 방식
전략과 전술, 게임이론, 포지셔닝 등 경영과 관련된 수많은 개념은 모두 경쟁에 대한 이야기이다. 왜 우리는 경쟁을 이야기할까? 이러한 개념은 시장에서 이기는 방법에 대한 것이고 근간은 전쟁론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경쟁은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의미하는데,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모터스는 새로운 경쟁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마이클 포터M. Porter의 ‘본원적 경쟁우위 전략’은 경쟁전략 수립의 바이블처럼 여겨졌고 ‘비용우위Cost leadership, 차별화Differentiation, 집중Focus 중 어디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비교적 작동이 잘 되는 경영 도구였다. 그러나, 경쟁에 따른 비용은 매우 크며, 경쟁자를 능가하기 위해 이러한 방식으로 점유하는 시장을 레드오션이라고 한다. 이러한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쟁의 기회비용을 미개척 시장에 투자하는 블루오션도 있다. 이는 차별화와 저비용을 동시에 추구해 새로운 수요 창출과 고수익 성장을 실현하는 것이나, 장기적으로 블루오션도 레드오션이 되기 때문에 결국 이러한 개념도 ‘본원적 경쟁우위 전략’의 프레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이에 반해 일론 머스크의 경쟁방식은 새롭고 스마트하다. 우선, 본인이 만든 전기차를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전기차 회사와 함께 태양 에너지 기업을 만들어 독자적으로 생존이 가능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그러나, 그는 경쟁개념을 전기자동차 업계의 경쟁사로 잡은 것이 아니라석유연료 자동차 메이커를 타겟으로 하고, 타겟에 대응하는 전기차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서 테슬라모터스의 특허를 개방한다.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려면 최소한 4~5개의 주요 플레이어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을 만들고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특허를 개방하고, 팔로워follower를 늘리고 참여토록 해 시장을 확장하고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 결국 경쟁하지 않고 산업의 파괴자Disruptor가 된 것이다.
시장을 만드는 파이오니어Pioneer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투자에 대한 부담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가 시장을 만들고 확장하는 방식은 경쟁의 개념을 넘어2) 시장을 만들고 팔로워를 늘리고 참여를 독려한다. 경쟁 개념을 대체 가능한 모든 것이 경쟁자이다.마케팅 근시안Marketing Myopia-상품형태Product 수준의 경쟁 ‹ 상품범주Category ‹ 본원적 편익Benefit ‹ 예산Budget 이라는 경쟁개념이 작동하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객과 기업 모두에게 좋다면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결정의 기준은 무엇인가?
비즈니스는 결정의 연속이다. 결정은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정하는 것이고, 우리는 그 동안 사업타당성분석 모델, 손익분기점, 마케팅 믹스 등 다양한 도구를 통해 의사결정을 해왔었다. 특히, 새로운 비즈니스의 결정은 마이클 포터M. Porter의 산업구조분석을 통해 시장의 매력도를 점검하고 3C분석(Customer:시장동향/표적시장/고객의 욕구, Competitor:상대적 경쟁력/경쟁사/강점과 약점, Company:자사의 현황/자사의 강약점/자사의 목표)과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인 환경을 분석하는 FAW(Forces At Work)를 통해 치밀하게 분석해도 성공여부를 알 수 없는 것이 신규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성공의 확률과 규모가 얼마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아니 어쩌면 실패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석유의존성을 버리겠다는 생각으로 전기차 회사를 만들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결정 기준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은행업, 군산복합체, 자동차산업 등은 규제가 심하고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분야로 진입장벽과 철수장벽이 높아, 매력도 있지만 위험한 산업이다. 90년대 중반 GM에서는 EV1이라는 전기차를 출시하여, 4년간(1996~1999년) 1,117대를 판매했다. 이는 (누구나 상상하듯이) 완성차 업체, 자동차부품 수리점과 판매점에게는 큰 위협이며, 특히 석유업체에게는 치명적인 위기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상상할 수 있겠지만, 그리고 아직도 밝혀지진 않았지만) 로비가 있었을 것이고, 마침 GM도 낮은 채산성으로 고민하고 있던 터였던지라, 전기차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이러한 실패사례가 버젓이 있고, 거대한 인프라 비용과 비현실성을 지적하는 전문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미래를 제시했다. 일론 머스크의 신규 사업 결정은 위험과 수익에 대한 ‘위험조정자본수익률’에 근거한 것도 아니고, 성공확률에 기초하지도 않았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인구 증가와 환경오염, 식량 부족 등의 이유로 지구는 언젠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인류의 멸종을 막기 위한 답을 ‘인터넷과 청정 에너지 그리고 우주로의 진출’에서 찾았는데, 테슬라모터스가 추구하는 가치에 있어서 인류가 지속가능하려면 전기교통수단 도래의 가속화는 필연이며, 이러한 필연은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어떻게 출발하게 되었냐는 물음에 이렇게 말했다. “시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시도에 대한 실패에 대해 “실패는 하나의 옵션입니다. 만약 무언가 실패하고 있지 않다면, 충분히 혁신하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윤과 투자의 균형은 어떻게 이루는가?
주주통신문 서두에 그는 “이윤추구는 우리의 최우선 목표가 아니다”라고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이야기를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이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최우선 목표가 아니라고 점을 강조했고 이점은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모든 기업이 ‘주주가치 극대화’를 외치는 상황에서 그의 이야기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일론 머스크는 이에 대하여 ‘이윤과 소명의 균형’을 말한다. 이윤과 소명은 서로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고, 조화로운 개념으로, 이윤과 투자에 대한 접근을 단기적으로 하는가 혹은 장기적으로 하느냐의 문제라며 스페이스엑스 사례를 들고 있다.
스페이스엑스 초기 세 번의 우주선 발사 비용이 있었다. 세 번을 실패하면 살아남기 위해 펀딩을 받아야 할 상황이었는데, 세 번의 실패가 있었고 결국 펀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성공에 대한 이윤에 대하여 “이윤극대화는 낮은 재투자를 의미한다. 이는 곧 사업을 제한하고, 세계가 우주 시대로 가는 궁극적 목표를 제한할 것이기 때문에, 이윤추구는 우리의 최우선 목표가 아니다”라고 했다. 미래 현금흐름의 순현재가치3)를 산출할 경우에도 현 시점에서 수익을 극대화 하는 것은 실제로 현명하지 못한 판단이라며, 장기적인 현금흐름을 위해 꿈에 투자한다고 한다.
이러한 몽상가적인 생각들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어떻게 사람들을 움직여 꿈을 현실화 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하여 “다른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하려면 자신이 먼저 동기를 부여 받아야 한다. 사람들을 감동시켜 눈물을 흘리게 하려면 자신이 먼저 감동받아 눈물을 흘려야 한다. 사람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려면 자신이 먼저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윈스턴처칠의 인용은 적절한 답이 될 것이다.실제로 워튼스쿨Wharton School과 가트너Gartner, A.T. 등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볼 때, 전략실행의 가장 큰 장벽은 다름 아닌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조직구조, 역할 및 책임, 경영시스템 등으로써 조직문화와 사람의 변화와 관련된 요소들이라고 할 수 있으며, 카알 폰 클라우제비츠Carl Phillip Gottlieb von Clausewitz의 <전쟁론>에도 전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정신력과 감성의 힘이라고 말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길은 가장 앞선 자가 만든다!
적어도 우리는 모두, 우리 인생에 대한 경영자이다. 그러나, 경기불안, 고실업률, 가장 높은 자살률과 가장 낮은 행복지수 안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삶을 경영하며 꿈과 열정을 잊은 우리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스토리는 감동을 넘어 전율을 주고 있다.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으나, “어떤 것이 인류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라고 생각을 많이 했다며,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도 의미가 있지만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인간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는 그의 꿈에 구글google, 피델리티fidelity, 미항공우주국NASA에서도 투자를 하고 있고, 심지어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그가 죽으면 엘론 머스크에게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말하는 상황은 한번쯤 생각해 볼만 하다.
삶은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 이상이 되어야 하니까, 일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벅차오르게 해주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창의적 아이디어가 성장 엔진이 되는 창조경제’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프로스트R. Frost의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을 보며, 일론 머스크는 비단 영화 아이언맨의 모델을 넘어, 이 시대에 가장 앞선 자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숲 속에 두개의 길이 갈라져 있었다, 그리고 나는 - 나는 덜 다닌 한개의 길을 택했고, 그리고 그것은 모든 것을 달라지게 했노라고.』
1) 제로백이 4초대로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가속∙제동∙핸들링에 세련된 디자인, 고급 세단의 승차감∙소음, 그리고 한 번 충전으로 362km를 갈 수 있는 최고의 실용성을 가진 전기차(필자 주).
2) 청정 에너지를 통해 인류의 지속성장을 가능케 하는 선의의 명분으로 시장을 창출하는 리더십(필자 주).
3) 줄여서 ‘순현가’ 또는 NPV라고도 함. 어떤 사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 중의 하나. 최초 투자 시기부터 사업이 끝나는 시기까지의 연도별 순편익(純便益)의 흐름을 각각 현재 가치로 환산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