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글밭
글. 김동석(서울시 동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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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이 달렸다. 지난 30여 년을 철도원으로 살며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어느덧 열차는 종착역을 향해가고 있다. 바쁜 직장생활과 나의 선천적인 나태함으로 평소 건강을 소홀히 여기며 살아왔다. 몇 년 전부터 각종 성인병 초기 증상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각오와 더 늦기 전에 운동이라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몇 달 전부터 걷기 운동에 전력하고 있다. 그러던 중 구청 보건소에서 주관하
는 걷기 프로그램을 우연히 알게 되어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중 주목할 것은 일반적인 걷기 활동 외에 걷기를 통한 비대면 기부 챌린지도 있다는 것이었다.
몇 년째 한 국제구호단체에 정기적인 금전 기부를 하고 있지만, 평소 생각지 못했던 비대면 기부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현재 참여하고 있는 챌린지는 참여한 사람들의 걸음 수를 합산해 일정 기간 내 목표 수치를 달성하면 도서관에 도서를 기부하는 ‘비대면 걷기 사회공헌 활동’이다. 또 한 공기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의 특성화 고등학교를 지원하는 것과 한 제약회사에서 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 건강용품을 지원
하는 챌린지도 참여 중이다.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기부한 총 걸음수도 벌써 80만 보를 넘어섰다. 걷기를 통해 건강도 챙기고 의미 있는 일에도 동참할 수 있다니 이게 바로 일거양득 아닌가. 기부는 한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척도이자 날로 각박해져 가는 우리 사회를 어루만지고 공동체를 살맛나게 만드는 주요한 원동력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하는 정성이 누구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사랑의 불씨가 될 수 있으리라. 내일 새벽엔 더 힘차게 더 많이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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