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보기 위해 마트에 갔다가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였다. 아빠 손을 꼭 쥔 다섯 살 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엄마와 함께 탔을 때 문이 닫히려고 했다. 그러려니 하고 있는데 “잠시 만요!” 하는 외침이 들려왔고, 그 소리에 아이의 아빠가 얼른 손을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넣어 닫히는 것을 막아주었다.
그러자 다시 엘리베이터가 열려 한 남자가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이 무심한 광경 속으로 아주 나직한 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왜?”
“아빠 진짜 착하다. 아빠 칭찬해 줘야겠어.”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 울리는 사근사근한 여자 아이 목소리도 목소리지만 아빠가 착해서 칭찬해 줘야겠다는 소리에 모두들 귀가 쫑긋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아저씨가 못 탈 뻔 했는데 아빠가 문을 잡아줘서 탈 수 있었어. 정말 아빠 착해. 그러니까 많이
칭찬해 줘야해.”
마치 어른이 아이가 착한 일을 했을 때 칭찬해 주듯이 하는 말을 듣고는 절로 웃음이 나왔다. 어찌나 진지하게 착한 일을 했다고 칭찬해 줘야 한다고 말을 하는지 함께 타고 있던 한 할머니께서, “아빠가 정말 착한 일 하셨네. 당연히 칭찬해 드려야지.” 하셨다.
그러자 아이가 쑥스러운 듯이 몸을 꼬며 웃었는데 이 일로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사실 바쁘다는 이유로, 조금 더 빨리 가기 위해 분명 뒤에서 누군가 오는 것을 알면서도 얼른 닫힘 버튼을 누른 적은 없었을까? 1, 2초를 참지 못해 타인을 배려하지 못한 행동을 했던 것을 후회했는데 아이한테 배운 꼴이 되었다. 타인을 위한 1, 2초의 배려가 착한 일이어서 칭찬해 주어야 한다는 사실은 어린 아이도 알고 있는데 싶어 부끄러웠고, 다음부터는 타인을 위한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