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글밭
글. 박지영(서울 마포구)
프린트버튼
항상 즐겁고 행복하고 기쁜 일만 생기기를 바란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우리 마음만으로 가능한 일이겠는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감정의 기복이 생기고, 좋은 일 싫은 일도 생기고, 마찬가지로 어렵고 힘든 일도 우리들 삶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요소다. 기쁜 일이 생길 때는 한없이 좋아서 날아갈 것 같은 마음으로 살다가도 한 번씩 찾아오는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런 일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것이 인간이다. 나 또한 그렇다. 갑자기 세상이 내 등 뒤에 서서 내가 어떻게 하나 지켜보고만 있는 것 같고, 이 고통스런 순간을 포기하고 좌절하는지, 이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지에 따라 세상도 내 편이 되든가, 내 편이 안 되든가 하겠다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행복하고 기쁠 때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내 편이 되어 내가 무슨 일을 하려고만 하면 다 잘될 것 같고, 나를 도와줄 것처럼 느껴지다가, 이처럼 어려운 일이닥치면 금방 힘이 없어지면서 다 포기하고 싶고 맥이 빠져서 일어설 기운이 안 생기는 것이다. 그럴 때면 나는 편지를 쓴다. 나에게 쓰는 편지다.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흰 백지 한 장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그 위를 빤히 쳐다본다. 그렇게 보고 있으면 정답이 둥둥 떠오르기라고 할 것처럼 한참을 그렇게 내려다보고 있다가 마음정리를 끝내고 드디어 펜을 든다. 그리고 내 마음을 적는다.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우리는 그저 회피하고만 싶어진다. 그 상황을 뚫고 나아가기가 두렵기도 하지만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라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기에, 그 힘든 노력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훨씬 강하기 때문에 마음이 갈팡질팡 했던 것이다. 또한 그렇게 힘들게 노력했는데도 성과가 따르지 않는다면 더 큰 좌절을 맛보아야 하기에 노력을 하기에 앞서 마음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윽고 마음이 정리되었다. 길게 한숨 한 번 내쉬고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지금 내가 왜 힘들어하는지, 왜 힘들게 되었는지, 내 마음 상태가 어떤지, 앞으로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구구절절 적다보면 눈물이 난다. 나만 이 고통 속에 있는 것 같고 억울한 마음이 느껴져 심통도 난다. 하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뀌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스스로 그렇게 마음을 다잡게 된다. 분명 나로부터 잘못된 일임을 깨닫고 더 큰 노력을 해야 된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고, 이를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그동안 내가 뭘 잘못했고, 내게 필요한 것은 나를 향한 믿음과 응원과 칭찬임에 스스로를 다독이며 편지를 쓰다보면 어느새 내 마음이 치유되고 있는 것을 느낀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나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편지를 썼으면 좋겠다.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고 그 편지가 내게 도착하면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정말 하늘에서 보내준 편지 같다. 그 누구도 내게 줄 수 없는 정답을 받는 느낌이다.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힘은 나 자신뿐임을 편지쓰기로부터 배운다.
고객참여
초등학생의 가르침
글. 이은정(경남 거제시)
그 시절, 온 동네 아이들이 열광했던 딱지치기
글. 장미숙(서울시 송파구)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