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에게 최상의 우정서비스 선보여

떡시루의 움푹 파인 모습을 닮아 실레마을이라고 불리는 이곳엔 <동백꽃>, <봄봄> 등 춘천의 향이 깊게 밴 소설을 쓴 김유정 소설가의 이름을 딴 김유정문학촌이 있다. 그의 영향력은 문학촌을 넘어 음식점과 은행, 역으로 번졌으며, 2013년에는 춘천의 신동우체국 명칭 또한 김유정우체국으로 바뀌었다.김유정우체국은 현재 금융 창구 이용자 감소와 창구 합리화 정책에 의해 2인 관서로 운영되고 있다. 오흥복 국장은 주로 우편 접수를, 김현순 주무관은 우편 접수와 금융 업무를 맡고 있다. 둘 중 한 명이 사정이 생겨 출근이 어려울 땐 총괄국인 춘천우체국에서 별도의 인력을 지원해준다.
오며 가며 안부 인사를 건네고, 지역주민들이 직접 재배하신 농산물을 주시기도 해 도시에서는 자주 느낄 수 없었던 정을 몸소 느끼고 있다는 오흥복 국장은 우체국을 찾는 고객의 니즈를 누구보다 잘 알아채고 먼저 나서서 돕는다. 그가 단골 고객에게 안부를 묻고 일상을 공유하는 건 어느새 당연한 일이 되었다.
“우체국을 찾는 고객을 친가족처럼 대하고 있습니다. 농촌 지역이었으나 도시가 팽창되면서 도농 복합 지역으로 변모한 이곳은 무늬만 달라졌을 뿐 지역주민들의 따뜻한 온기가 그대로 남아 있어요.”
지난해 11월 이곳으로 발령받은 김현순 주무관은 일 처리와 고객을 응대하는 모습이 날렵했다. 도시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함이 있는데, 이곳은 여유가 느껴져셔 좋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곳 주민들은 정이 많으셔서 보면 볼수록 가족 같아요. 아무래도 가족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애정이 가게 되잖아요. 그 때문인지 이곳에 오시는 분들께 최대한 불편함 없이 해드리고 싶은 게 제 바람이에요.” 김유정우체국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최상의 우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두 사람의 진심이 이곳을 찾는 고객에게 전해진 걸까. 김유정우체국은 2인 관서임에도 불구하고 춘천우체국 소속 관서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1위를 거머쥐었다.

춘천 신동면 실레마을에 위치한 김유정우체국 전경 모습

김유정우체국에서 근무하는 오흥복 국장 모습
‘김유정’이라는 이름의 무게
김유정우체국 안에는 김유정 소설가의 책이 비치되어 있다. 이곳을 찾은 고객이 의자에 앉아 김유정 책을 읽는 모습을 본 오흥복 국장은 소장용으로 한 부씩 가져가셔서 편히 읽을 수 있도록 권유하고 있다. “김유정문학촌과 연계하여 우체국 이용 고객의 편의 증진을 위해 공중실에도 신간 시집, 소설 등 도서를 비치하여 지역 친화적인 우체국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오흥복 국장은 타지역에서 근무할 때보다 이곳에서 문학에 대한 생각을 더 하게 된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는 그저 소설가 이름뿐이겠지만, 실제로 근무하는 입장에서 왠지 모를 문학적 소양의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이다.
“오흥복이라는 세 글자의 이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춘천지역 모임에 참석할 때면 “김유정 씨 오셨네요.”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저도 모르게 부담감을 느꼈는지 타 부서에서 근무할 때보다 독서량이 매월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유정 소설가는 주로 고향 마을과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순박하고 진솔한 삶을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를 글로 풀어냈다. 오흥복 국장은 고객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지역 주민과 동행하는 이곳이 김유정 소설가가 담고 싶었던 또 하나의 작품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앞으로도 우체국을 방문하는 고객을 친구, 가족처럼 생각하고, 최고의 서비스로 맞이하여 지역발전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모두가 편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김유정우체국을 찾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MINI INTERVIEW
오흥복 국장

올해는 제 36년의 공직 생활을 마감하는 한 해로 큰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 우체국에 근무하면서 희로애락이 많았지만, 좋은 추억만 간직하도록 하겠습니다. 퇴임하는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 고객을 맞이할 것이며, 우정가족 여러분도 행복하고 건강한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김현순 주무관

김유정우체국에서 근무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주민 여러분과의 정을 느낄 때마다 새롭습니다. 요즘 들어 “경기가 안 좋아 살기가 힘들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올해 하루빨리 경기가 회복되어 우정가족을 포함한 모든 분들이 희망찬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우정사업본부 X 한국철도 사보 협업 프로젝트
한국철도와 함께하는 김유정우체국, 그리고 사람들

오흥복 김유정우체국장(왼쪽)과 조진호 김유정역장(오른쪽)

조진호 김유정역장(왼쪽)과 직원들
대한민국 철도역사 최초로 사람 이름을 역명으로 개정한 역이 있다. 바로 김유정역이다. 춘천시가 김유정 소설가를 기리고자 김유정 문학촌을 조성하자, 주민들이 신남역을 김유정역으로 역명 변경을 요청했다. 그결과 2004년, 지금의 김유정역이 탄생했다. 김유정역은 전통한옥의 형태를 한 외관과 궁서체로 된 간판이 인상적이다. 두 가지가 모두 어우러져 김유정역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그 덕분일까. 역사 앞은 포토존으로 유명해졌다.
조진호 김유정역장은 “2010년 12월,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된 이후 더 많은 관광객이 김유정역에 방문하고 있다.”며 자랑했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았던 이유는 김유정역이 지닌 장점 때문이다. 먼저 김유정역에는 하루 98회의 전철이 정차할 정도로 교통이 잘 갖춰져 있다. 관광객은 용산에서 전철을 타거나 ITX-청춘이 정차하는 남춘천역에서 전동차로 환승하면 김유정역을 방문할 수 있다.
2012년, 김유정역이 현재의 역사로 이전되면서 구 김유정역에는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긴 건 아니다. 구 김유정역을 하나의 관광지로 조성해 두었고, 이는 현재 ‘춘천에서 꼭 가야 하는 곳’으로 거듭났다. 조진호 김유정역장은 역사 앞 사용하지 않는 철로에 전시된 객차들과 구 김유정역 또한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무궁화호 객차는 북카페로 재탄생하여 관광객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수필, 시, 소설 등 다양한 책이 전시되어 있는데 무궁화호 의자에 마주 앉아 도란도란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습니다. 또 다른 객차에는 철도역무원의 모자와 옷을 착용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구 김유정역의 대표적인 포토존이기도 하죠.”
올봄, 김유정 문학을 통해 봄의 정취를 느끼고, 춘천의 아름다운 풍광을 눈에 담을 수 있는 김유정역에서 에너지를 충전해봄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