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일으킨 알록달록 우체통거리


우체통거리 카페에 배치된 다양한 우체국 소품들
1899년 옥구우체사로 첫 문을 연 군산우체국은 1950년, 현재 이름으로 개칭한 뒤 청사를 옮긴 1994년부터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이상신 서무팀장은 군산우체국을 중심으로 한 이 일대는 과거 군산 최대의 번화가 이자 지역 문화 예술의 중심지였다고 귀띔했다.
“군산우체국 주변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군산의 대표적인 번화가였어요. 유동 인구가 끊이지 않는 활기찬 곳이었죠. 그러나 신도심이 개발되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현저히 줄고 상권도 무너져 예전의 명성을 잃었어요. 이에 남아 있던 상가 주민들과 우체국이 나서서 예전의 활기찬 모습을 되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습니다.”
전국 곳곳에 있던 폐우체통은 군산우체국 주변 상가 상인들의 손길 아래 특색있는 그림이 입혀졌다. 새롭게 태어난 우체통은 밋밋했던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역 상인들의 구슬땀 서린 노력 끝에 ‘우체통거리’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게 된 이곳은 매년 9월이 되면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가을에는 우체통거리를 중심으로, 편지로 마음 전하는 행사인 손편지축제가 열립니다. 우체통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진을 찍고, 평소 전하지 못했던 말을 편지에 담아 보내는 멋진 추억의 장소로 변모했죠.”

군산우체국 앞 무지개 우체통

(왼쪽 상단부터) 김수남 보험영업실장, 김숙경 금융영업실장, 김다슬 보험팀장, 이연희 영업과장 김형윤 지원과장, 김경진 회계팀장, 장수빈 주무관, 배은정 주무관, 최봉석 우편팀장, 이상신 서무팀장, 이혜미 금융팀장, 백만숙 군산우체국장, 홍예지 주무관, 양민희 주무관
손편지축제로 만끽하는 우정문화
지역 상인들의 진심 어린 노력을 지켜본 군산우체국은 다양한 지원으로 상권 활성화에 더욱 힘을 실어 주었다. 손편지축제 방문객 대상 이벤트 상품 후원, 축제 기간 관람객 대상 별도 우체국 부스 운영 등 지역 상인들과의 상생을 꾀하고 있다.
“이 밖에도 느린 우체통 이용 활성화를 위해 축제 방문객에게 맞춤형 엽서 제작 및 무료 증정을 제안하고 있어요. 올해 축제 기간 열릴 편지쓰기 대회의 수상자에게는 우체국장 표창도 수여할 계획이에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는 손편지축제의 규모는 군산우체국에 접수되는 우편 물량으로 체감할 수 있다. 월평균 300~400매 정도의 우편물이 접수되나, 지난해 이틀간 열린 손편지축제 기간에만 약 3,000매의 우편물이 접수되었으니 말이다. 이상신 서무팀장은 손편지축제가 열리다 보니 편지와 관련된 특별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우체국 방문이 잦다며 운을 뗐다.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던 중학생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 비관적인 내용을 잔뜩 써서 느린 우체통에넣었다가 1년 후, 그 편지를 다시 읽어보고는 ‘감정 과잉이었던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서 한참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또 하루는 남자 고객이 찾아와지난번 전 여자친구와 함께 느린 우체통에 편지를 넣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헤어졌다며 발송을 취소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던 일화도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작은 손편지 하나로 울고 웃는 사람들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우체국에서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매력 같아요.”

우체통거리 포토존에 선 군산우체국 직원들
행복한 상생이 만든 자연스러운 성과
한편, 군산우체국은 지역 주민과의 상생을 중요시하는 우체국답게 노인 일자리 참여 사업에도 동참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 창출과 직원들의 업무 경감을 위해 48명의 시니어 직원이 군산우체국의 부족한 일손을 도와주고 있다.
1층 근무자들은 주로 소포 포장 업무를, 2층 근무자들은 수작업이 필요한 우편물 분류 업무를 담당한다. 군산우체국 직원들은 평일 오후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 시니어 직원들의 역할이 마치 슈퍼맨과도 같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직원은 물론 지역 주민도 흡족해하는 군산우체국의 상생 전략은 우수한 경영평가 성적으로 이어졌다. 2022년에는 경영평가 1등급 달성 및 우편사업 연도대상 우수국으로 선정되었으며, 2023년도에는 경영평가 2등급을 달성하는 괄목한 성과를 이룬 것이다. 이를 두고 군산우체국 백만숙 국장은 “행복한 상생이 빚어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군산우체국은 지역 주민과의 상생을 최우선으로 두고 고객이 가장 편하게 찾는 우체국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군산우체국 방문 시 우체통거리도 둘러보시며 도란도란 행복한 이야기 나누고 좋은 추억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우정인의 ‘인생맛집’ PICK!
락원천국장 - 군산시 구영3길 21-1

이연희 영업과장
음식을 서빙하며 건네는 직원의 멘트처럼 천국 맛을 볼 수 있는 음식점입니다. 깊은 맛의 청국장과 정갈한 밑반찬을 맛보면 이곳이 과거 한정식집이었다는 사실에 저절로 납득이 됩니다.
진갈비 - 군산시 구영1길 108-7

양민희 주무관
두툼하게 살아있는 고깃결에서 나오는 육즙이 예술인 떡갈비 맛집. 맛있는 파무침과 진한 국물의 곰국을 맛볼 수 있습니다.
디비에스(DBS) - 군산시 구영5길 31

홍예지 주무관
주택을 개조해 만든 곳으로, 쫀득한 베이글과 다양한 크림치즈를 맛볼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입니다.
장미칼국수 - 군산시 큰샘길 26

장수빈 주무관
40년 전통의 칼국수 맛집! 칼국수에 필수인 감칠맛 가득한 겉절이와 잘 익은 깍두기가 정말 맛있어요. 돌솥비빔밥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답니다. 여름철 계절 메뉴인 콩국수도 별미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