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강서우체국 이호준 국장
삶이 고단할 때 달려가는 제3지대
이호준 국장이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들게 된 때는 마흔 살 무렵. 건강을 챙기기 위해 시작한 산책과 자전거 라이딩이 계기가 됐다. 천천히 걷다 무심코 마주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게 된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좋은 장면들이 제 눈에 보이면서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사색하며 정처 없이 걷다가 말 그대로 ‘벼락’같이 만나는 장면을 담게 될 때 짜릿한 느낌을 받아요. 시선에 애정을 담아 찍는 사진은 미래의 나에게 헌정하는 선물입니다.” 이 국장에게 사진이란 고단할 때 달려갈 수 있는 ‘제3지대’다. 사람에게는 삶이 힘들 때 잠시 비켜설 수 있는 나만의 세계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 사진찍기가 곧 휴식이고 힐링이라는 이 국장은 제3지대 만들기를 권한다.
“저는 주말에 사진을 찍는 데 오래 걸어도 피곤하지 않아요. 이렇게 활동하고 나면 업무 효율도 올라가고 기분도 상쾌하죠. 평일에 받은 스트레스를 제3지대에서 풀어보세요.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한 생활의 팁입니다.”
부지런한 발걸음은 곧 방대한 기록이 됐다. 사진 찍기를 시작한 이후 한 장도 버리지 않았다는 이 국장은 꾸준히 지역 문화공간에서 사진 전시를 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관지, 여행 매거진에 수년째 포토 에세이를 연재 중이다. 그의 작품은 최근에 출간한 에세이 <걸으면 보이는>을 통해 많은 독자와 만나고 있다.
자신의 사진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호준 국장
이호준 국장의 사진작품 ‘안양천’
“행복한 직장에서 즐겁게 일해요”
오랫동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방송, 통신, SW정책 업무를 담당했던 이호준 국장은 2018년부터 우정사업정보센터 예금정보과장, 부천우편집중국 국장을 역임했다. 지난 10월 발령받은 서울강서우체국은 1996년 5월 27일 개국해 관내국 8국, 취급국 9개국을 총괄한다.
“서울강서우체국은 여성 집배원 비율이 높아요. 집배원은 남성이라는 인식이 강한 편인데 여성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임을 보여주는 측면에서 우리 우체국의 자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봉사를 매우 잘하는 곳이기도 해요. 강서행복나눔봉사단이 독거 노인 도시락 배달 등 활동을 활발하게 한 덕에 장관 표창장도 수상했죠.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역사회와 호흡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곳입니다.”
최근 들어 관할 지역에 마곡 신도시가 조성돼 성장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판단한 이 국장은 이를 기회로 삼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우체국은 국민과 대면하는 살아있는 현장이에요. 국민을 위해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고 우편 금융 등 보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큰 매력입니다. 다가오는 2022년에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발 빠르게 영업을 확장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입니다.”
행복, 배려를 주요 가치로 삼아 직원들과 우애를 나누고 격의 없이 소통하겠다는 이 국장은 행복한 직장을 만들어 즐겁게 일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사진작가로서도 ‘앞으로 마냥 걷겠다’는 그. 시선이 닿는 곳이 작품이 되는 이 국장의 힘찬 걸음을 응원한다.
‘사진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고, 밋밋하고 무감정한 중년의 삶이 되지 않도록 나를 구원해 주었다. 여전히 삶은 팍팍하지만 일상의 소소한 스트레스에 매몰되지 않도록 나를 이끄는 것은 사진이다.’
- <걸으면 보이는 > 中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