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테마관과 체험이 어우러진 우표박물관
김현옥 대리(좌) 고지은 주임(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우표 문화생활을 장려하기 위해 2008년 11월 개관한 우표박물관은 명동 포스트타워 지하 서울중앙우체국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한 지 9년 차인 김현옥 대리는 박물관 운영 및 관리, 안내, SNS 업무 등을 담당한다. 특히 주기적으로 바뀌는 기획 전시관은 김 대리와 소속 팀원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기획하고 꾸민 곳이다. 특별히 최근까지 운영한 <우표로 만나는 가족운동회>는 가톨릭대학교 학생들과 머리를 맞대고 기획한 콘텐츠다.
“우표박물관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아와 주십니다. 그 영향으로 기획 전시는 보통 가족들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소재가 단연 1순위입니다. 이번 기획 전시는 어린이와 8090 학부모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운동회 콘셉트로 준비했어요. 마침, 2024 파리올림픽 시즌과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 호응이 좋았답니다.”
지금까지 발행된 우표를 볼 수 있는 한국우표의 발자취
가족 단위 관람객 고려한 색다른 콘텐츠 구성
기획 전시관을 지나면 상설 전시관이 펼쳐지는데, 우정역사마당과 우표체험마당, 우표정보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정역사마당은 세계 최초 우표와 우리나라 최초 우표, 우편서비스의 발자취, 미래의 우체국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안동우체국에서 기증받아 만든 집배원복 체험 포토존을 추가해 아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표박물관의 체험 이벤트 기획과 느리게 가는 편지 및 온기우편함 운영을 담당하는 고지은 주임은 “우표박물관은 가족 단위 관람객이 주를 이루지만,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공간이 다른 것도 이곳의 특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집배원복 체험을 비롯해 올록볼록 엠보싱 우표 만들기, 스탬프투어, 우표 색칠하기 등을 할 수 있는 우표체험마당에 가장 오래 머물더라고요. 우표 수집의 추억을 지닌 8090세대는 최초부터 현재까지 모든 우표의 역사가 담긴 우표정보마당 내 ‘한국우표의 발자취’ 공간을 가장 유심히 들여다봅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연일 붐비는 공간도 있다. 6개월 후 또는 1년 후에 받는 ‘느리게 가는 편지’를 쓰는 곳이다. 월평균 400여 통이 접수되는데 가정의 달인 5월이나 특정 이벤트가 있는 달에는 1,150여 통까지 접수 물량이 늘어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고 한다.
“느리게 가는 편지는 마치 타임캡슐처럼 시간이 지난 뒤 오늘의 추억을 되돌아보게 하고 새로운 감동을 전해줍니다. 빠른 속도에 익숙해진 요즘 시대에 손편지의 감동과 느림의 미학을 선사하기 때문에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죠.”
도슨트 중인 김현옥 대리(상단)와 인터뷰 중인 우표박물관 직원들(하단)
벤치마킹으로 검증된 이들의 기획력
연일 상승가도를 달려온 것만 같은 우표박물관에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찾아왔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관람객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이에 김현옥 대리는 관람을 희망하는 단체를 대상으로 비대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관람객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할 즈음, 주말에 한 가족이 박물관을 찾아왔습니다.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비대면 라이브 방송을 본 어린이가 흥미가 생겨 가족과 방문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방송으로나마 관람 기회를 제공해 주셔서 감사하다’라는 후기를 들었는데, 그 순간 보람찼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이렇듯 온오프라인에 제한 없이 관람객을 매료시킨 우표박물관은 최근 들어 전국 곳곳의 박물관에서 벤치마킹 하러 올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불과 몇 달 전에도 상주자전거박물관 관계자들이 이곳을 찾아 자문하기도 했다. 이곳의 전시 구성이 관람객을 넘어 유관 기관에서도 인정받은 셈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다양하고 참신한 콘텐츠 발굴에 힘쓰고 있다.
“요즘은 내년 초에 선보일 기획 전시 콘텐츠를 구상 중이에요. 우표 문화와 연계한 참신한 콘텐츠 구상을 위해 트렌드 파악은 기본이며, 박물관을 비롯한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 유관 기관도 견학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우표가 생소한 어린이는 물론 우취문화를 경험한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를 만족시키는 우표 콘텐츠를 만들기위해 동분서주하는 두 사람. 이들은 오늘도 우표로 관람객에게 또 다른 세상을 선물하기 위한 청사진을 차곡차곡 쌓는 중이다.
우표 제작 및 수집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우표정보마당 전경
우표박물관 큐레이터의 필수능력 6가지
우표박물관
위치 서울특별시 중구 소공로 70 서울중앙우체국(POST TOWER) 지하 2층
관람시간 09:00~17:00(네이버 예약 시스템 운영)
휴관일 매주 월요일/공휴일
관람료 무료
문의 02-6450-5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