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옛날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1884년 우정사업이 시작된 이래 우체국 장비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진화했다.
첫 우편물 운송은 오늘날의 집배원인 체전부(遞傳夫)의 튼튼한 두 다리였지만 구한말시대 늘어나는 우편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수레, 우마차가 등장했다. 130여 년이 지난 지금, 운송수단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친환경 전기차가 좁은 길을 누비며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배달이 가능해졌다. 이렇듯 우편 물류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뤄내고 있는 운송수단의 변천사를 살펴본다.
튼튼한 집배원의 두 다리, 우편 배송의 핵심
1884년 4월 홍영식 선생을 초대총판으로 한 우정총국이 개설되면서 한국 우정의 역사가 시작됐다. 해방 후 체신부, 정보통신부를 거쳐 2000년 7월 우정사업본부가 출범한 뒤 선진 우정기술을 전 세계에 수출하는 등 물류와 금융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
이 중에서도 우정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우편 또한시대에 맞게 변화해왔다. 우편 운송 체계는 집배원이 우편물을 배달하는 모습을 중심으로 파악할 수 있다. 개화기시절 ‘체전부’, ‘체대감’으로 불리던 집배원들은 가죽 우편 배낭을 메고 더운 여름 햇빛을 막아주는 갓을 쓰고 다녔다. 짚신을 신고 물어물어 집을 찾아다니며 우편물을 전했는데 당시 정확한 주소도, 우편 번호도 없었기에 엉뚱한집에 배달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점차우편 발송에 익숙해지고 그 편리함을 알게 되며 우편 발송 물량은 늘어나기 시작했다. 구한말시대는 수레나 우마차, 자전거를 이용했지만 속도, 주기, 안정성 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우편 수요도 폭증했고 이를 소화해낼 새로운 운송수단이 절실해졌다. 1904년 11월 경부철도가 부설되면서 우편물의 철도운송이 시작됐다. 철도망이 늘어날수록 운송 횟수도 더욱 늘어났다. 광복 후 차량도 등장하면서 우편물이 양적으로 급증하고 송달 속도에서도 발전을 가져왔다. 우편열차는 102년간 달리다2006년 5월 24일 운송을 멈추었다. 전국에 고속도로가 개통되며 육로가 운송을 분담하고, KTX가 철도운송의 주축이 된 상황에서 무궁화호를 이용해서는 지방우편물을 효율적으로 배달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꼬마 전기차의 등장… 물류운송 혁신 도전
현대에 이르러서는 오토바이와 트럭을 이용한 우편·물류 배송이 지배적이다. 2017년엔 국내 최초로 드론을 이용하여 전남 고흥 선착장에서 4km 떨어진 득량도에 실제 우편물을 배달하는 데 성공했다. 우정사업본부는 2018년 6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물류·금융 분야에서 사업구조를 완전히 새롭게 바꿀 중요한 때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업무 효율화와 환경, 안전을 위해 우편배달용 전기차를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이른바 ‘꼬마 전기차’가 등장하면서 배달의 신세계를 연 것. 우체국 전용 전기차 도입을 위해 우정사업본부는 우편사업용 초소형 전기차의 규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우체국용 전기차는 한 번 충전으로 차가 막히는 대도시에서 40㎞ 이상, 중소 도시에서 60㎞ 이상, 농어촌 지역에선 80㎞ 이상을 달릴 수 있어야 한다.
ESG 경영이 필수화되면서 친환경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는 지금, 우정사업본부는 초소형 전기차를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무인우체국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집배원 안전사고 감소와 근로여건, 대기 환경 개선 등을 위해 기존 집배용 이륜차를 초소형 전기차로 바꾸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맞게 점차 진화를 거듭하는 운송수단이 10년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전국을 누비게 될지 호기심을 자극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