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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서 탐색하고 집중하는
아이스클라이밍

빙벽 위에 길을 내다

“그곳에 산이 있으니 오른다.”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을 시도했던 산악인 조지 말로리가 “왜 에베레스트에 오르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내놓은 이 명언은 오늘날까지도 산을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만약 거대한 빙벽 앞에서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면 대부분 뭐라고 답할까? 산이 좋아 오르는 것과 빙벽등반에 도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아이스클라이밍’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추위와 싸워야 하고 쉴 새 없이 떨어지는 얼음 조각을 맞으면서도 버텨야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빙벽등반이 쉬운 건 아니지만 절대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며 이 겨울, 자연으로 나가 도전해볼 것을 제안한다. ‘산이 있으니 오른다’ 는 각오로 아이스클라이밍에 도전해보자.

글. 전보경 + 사진. 윤재학 교장(코오롱등산학교)

자연 속에서 탐색하고 집중하는 아이스클라이밍
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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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니즘’에서 파생된 아이스클라이밍의 역사

남녀 나란히 세계 1위를 기록한 최강 겨울 운동에 주목하라!


1786년 유럽의 지붕 알프스 산맥의 최고봉 몽블랑(4,807m)을 오르면서부터 산을 향한 인간의 도전은 시작되었다. 등산을 가리키는 ‘알피니즘(Alpinism)’도 알프스에서 따온 말이고 이때부터 세계 각국의 등산 문화와 기술이 확산되었다. 나라마다 산악 지형과 높이, 기후 조건 등이 달라 지역별로 추구하는 등산 대상지에 따른 알피니즘의 형태도 조금씩 다르게 발전하였다. 

알프스나 히말라야처럼 만년설과 고산이 없는 우리나라는 1920년대 일본을 통해 알피니즘이 최초로 전해졌고, 기후와 지형상 자연스레 고산등반(Mountaineering)보다는 암벽등반(Rock Climbing)과 빙벽등반(Ice Climbing) 위주로 등산 기술과 문화가 발전했다. 북한산 인수봉은 한국 근대 알피니즘의 태동이 시작된 곳으로, 대한민국 산악인이라 하면 누구나 인수봉 등반을 축복처럼 여기곤 한다. 한국은 산업화와 경제 발전에 따라 알피니스트(등산가)의 로망인 알프스와 히말라야, 남미의 안데스 산맥 등 만년설을 찾아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늘면서 엄홍길, 박영석, 한왕용, 고미영, 오은선 등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한 고산 등반가를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가 되었다.

1970년대에는 암벽등반 훈련을 목적으로 ‘인공암벽’이 생겨났고 이것이 스포츠클라이밍 형태로 발전하여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빙벽등반 역시 믹스클라이밍(눈, 바위, 얼음이 뒤섞인 벽 등반), 드라이틀링(빙벽 장비로 마른 바위를 등반)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여 국제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남자 부문 박희용 선수, 여자 부문 신윤선·송한나래 선수가 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대한민국 산악인들이 고산등반과 함께 아이스클라이밍도 세계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



양팔과 두 다리의 최적화된 자세는 이등변삼각형

장비를 갖추고 허리를 이용하며 최대한 집중하라!


빙벽등반은 고산등반 못지않은 오랜 역사를 지닌 분야지만 혹자는 ‘장비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이스클라이밍 장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내 스포츠클라이밍 경기장의 개발로 암벽등반은 더욱 쉽고 간단히 할 수 있게 된 반면, 아이스클라이밍은 여전히 ‘추위’ 라는 전제조건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 국내의 실내 아이스클라이밍 경기장은 현재 서울 우이동에 위치한 ‘코오롱등산학교’가 유일하다. 결국 아이스클라이밍을 즐기기 위해서는 야외, 그리고 겨울이라는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데 이에 따르는 준비물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 부상을 막아줄 헬멧과 하네스(Harness: 안전벨트)는 생명과 직결되는 준비물이므로 기본 중의 기본이다. 단단한 얼음 위를 견뎌내는 빙벽화도 신어야 하는데 이때 안정적인 이동을 돕는 크램폰(Crampons)을 끼워 착용해야 한다. 빙벽을 찍어 오를 때 필요한 손도끼 아이스바일(Eisbeil)까지 갖췄다면 본격적인 등반에 도전할 수 있다.아이스클라이밍은 몸의 형태에 따라 크게 두 가지 기술인 엑스보디(X-body)와 엔보디(N-body) 자세가 있다. 초보자들은 주로 순간적인 에너지 소모가 적은 엑스보디 자세를 취하는 게 유리하다. 최대한 팔에 힘을 빼고 스냅을 이용하여 아이스바일로 얼음을 내리쳐야 한다. 양손의 아이스바일로 타격(망치질) 2회, 키킹(발로 차서 크램폰을 빙벽에 박는 것) 2회를 적용하는 자세인데 장기적으로는 체력 소모가 다소 크지만 타격과 키킹 감각 등 기본기를 익히는 덴 그만이다.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자꾸만 팔을 쓰려 한다는 것. 양팔과 두 다리를 고정한 뒤 하체 힘을 이용해 일어나야지만 팔에 피가 쏠리지 않고 균형을 잡을 수 있다.

무엇이든 그렇듯 어느 정도 하다 보면 초보자들도 ‘요령’이라는 잔재주가 생겨 아이스클라이밍의 재미를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몸의 무게중심이 실리는 아이스바일과 두 다리는 항상 이등변삼각형을 유지하는 게 편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한쪽으로 몸이 쏠리면 허리를 이용해 그쪽으로 몸의 중심을 옮기고 크램폰을 찍은 다리의 무릎을 굽혔다가 펴면서 올라가야 하니 힘의 소모가 크다. 이게 힘들다고 팔심으로만 오르려 한다면 되려 얼마 올라가지 못 하고 포기할 수도 있다. 요령이 곧 기술이 되는 법! 빙벽 한가운데서는 주저앉을 수도 없으니 허리의 힘을 믿고 최대한 의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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