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이 함께 두는 빙판 위의 체스, 컬링
“영미!” 카랑카랑한 외침과 완벽한 팀워크는 우리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에서 ‘팀킴’이 은메달을 목에 걸자 모두가 열광했고, 나아가 컬링 특유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한동안 우리나라를 뒤덮은 컬링 열풍은 이렇게 시작됐다.
컬링은 길이 45.720m, 너비 4.750m의 빙판 경기장에서 컬링 스톤을 던져 양궁 과녁처럼 생긴 하우스의 중앙에 가까이 붙이면 점수를 얻는 종목이다. 4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선수 한 명 당 2개씩 총 16개의 컬링 스톤을 던지는데, 스위퍼 역할을 맡은 두 선수는 밀대처럼 생긴 도구 브룸으로 빙판 위에 뿌려진 얼음 알갱이 페블을 녹이면서 스톤을 원하는 곳으로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마지막 스톤까지 던진 뒤 점수 계산을 하는데, 상대방 스톤보다 하우스 중앙에 더 가까이 위치해 있는 스톤이 많을수록 높은 점수를 챙기게 된다. 이런 경기를 10세트 반복한뒤 최종 점수로 승부를 가린다.
컬링의 승패를 가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 두 가지는 바로전략과 팀워크다. 우리 팀의 스톤을 무조건 하우스 안에넣는다고 해서 점수가 되는 게 아니기에, 다른 팀 스톤을바깥으로 쳐내고 일부러 스톤을 주요 길목에 놓아 상대의진로를 방해하는 등 다채로운 전략이 치열하게 펼쳐진다.
회전이 중요한 테이블 위의 컬링, 스핀볼
컬링의 인기는 지금껏 계속되고 있지만, 실제로 컬링을 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실내에서 컬링의 재미를 보다 쉽게 느낄 수 있도록 고안된 테이블 게임이 바로 스핀볼이다. 스핀볼은 컬링 스톤처럼 생겼지만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볼을 사용한다. 이 볼을 테이블 위에 놓고 엄지와 검지로 세게 돌리면서 앞으로 밀면 볼이 회전하면서 마치 컬링 스톤이 굽이쳐 하우스로 들어가듯 곡선을 형성하며 반대쪽으로 향하는데, 이를 좌우에 위치한 10~50점의 포인트 함에 넣어야 해당되는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3~4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잘 미끄러지는 볼, 스핀이 형성되는 정도가 다른 2종류의 볼, 2배의 점수를 얻을 수 있는 킹볼 등 네 종류의 볼 24개를 던지면 1세트가 종료되며, 총 5세트의 합산 점수가 높은 팀이 승리한다.스핀볼은 각 팀이 서로 반대쪽으로 볼을 던지기 때문에 컬링처럼 두 팀의 볼이 섞이는 경우는 없지만, 던진 볼이 서로 튕기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두뇌를 잘 회전시켜 적절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컬링, 스핀볼과 함께 행복해질 올 겨울
컬링과 스핀볼은 목표를 향해 둥근 물체를 던져 점수를 낸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각각 색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컬링은 우리 팀의 스톤과 상대 팀의 스톤이 하나의 하우스를 향해 돌진하고, 하우스 중앙과의 상대적 거리를 통해 점수를 내기 때문에 스핀볼보다 한층 치열한 승부의 세계를 맛볼 수 있다. 스톤 하나를 던질 때 던지는 선수인 스킵의 던지는 기술만큼이나 스위퍼 두 명과의 호흡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구기종목의 끈끈한 팀워크도 흥미진진하게 지켜볼 수 있다. 반면 스핀볼은 볼을 던질 때 컬링과 달리 다른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지 않아도 되기에 비교적 게임 난이도가 낮으며, 10분만 배우면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다. 포켓볼과 유사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서로 다른 매력으로 무장하고 있지만, 컬링과 스핀볼에는 아주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겨울에 즐기기에 그만이라는 것이다. 컬링은 겨울의 분위기와 끈끈한 협동심을 느낄 수 있어 좋고, 스핀볼은 찬바람을 피해 주변 사람들과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