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와 API의 결합
챗GPT가 ‘난리’다. 정확하게는 챗GPT를 접하고 실행해본 사람들이 ‘난리’인 것이다. 챗GPT는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언어에 특화된 인공지능인데, 이 질문과 대답의 과정이 마치 인간과의 대화를 연상시킨다. 사용자의 질문에 망설이지 않고 ‘Sure’라고 답하면서, 그 자리에서 바로 대답해주는 챗GPT를 보면 마치 범용 인공지능을 접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챗GPT는 글로 이루어지는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정보를 분석하고 비용 계획을 세워주기도 한다. 사무직들이 주로 하는 행정업무를 대신할 수 있고, 기자들의 기사나 법조인들의 판결문, 항소장, 직장인들의 이메일, 마케터들의 광고 카피 등도 작성할 수 있다. SNS 글, 유튜브 대본,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뿐만 아니라 인간만의 고유영역이라고 여겨왔던 창의성이 발휘되는 영화 시나리오나 드라마 대본 작성도 가능해졌다.여기에 API를 연동하면 더욱더 다양한 일이 가능해진다. API는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의 약자로, 프로그램과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챗GPT가 만든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영상을 만들어 주는 또 다른 생성형 AI 프로그램과 연결하면, 유튜브에 올릴 영상이 “영상을 부탁해”라는 명령 한 줄로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밖에도 사람의 지시 한 줄로 홈페이지를 만들 수도 있고, 심지어 게임을 개발할 수도 있다.
오로지 ‘말’로서 실현 가능한 시대 올 것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에서 새로운 API들의 시도와 공유가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이것도 된다고?” 하는 사람들의 감탄이 연일 쌓이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자사의 오피스 365에 챗GPT를 연동한 프로그램인 코파일럿(Copilot)을 지난 3월 16일에 발표했는데, 이는 직장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MS 워드에서 코파일럿을 실행한 결과, 글 작성과 편집, 기획안 작성, PPT 자료까지 자동으로 완성되었다. 엑셀에서는 그 기획안의 비용을 배분하고 분석했으며, 아웃룩(Outlook)을 통해 관련자들에게 이메일을 전송하기까지 했다. 이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그리고 매우 빠르게 이루어진다. 직장인들이 2~4주에 걸려서 할 일을 하루 만에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인 셈이다.
한편, 챗GPT의 개발사인 Open AI는 최근 들어 플러그인 정책을 발표했다. 아예 비즈니스 자체가 챗GPT로 들어오는 것인데, 챗GPT와 여러 비즈니스가 자동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달 후 동남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챗GPT에 여행 계획을 세워달라고 할 수 있다. 이다음에 “그 계획대로 예약까지 해줘”라고 명령하면, 원래라면 “저는 언어모델이기 때문에 그런 일은 못 한다.”고 말해야 하는 챗GPT가 실제 예약까지 진행해준다. 오로지 ‘말’로서 말이다. 이것은 모든 비즈니스가 스마트폰에 연결되던 지난 10여 년간의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아울러 챗GPT는 스마트홈이나 자율주행차 등 IoT로 연결될 수 있는 모든 것들의 컨트롤러 역할이 가능하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인 아이언맨이 AI 비서인 자비스에게 거의 모든 일을 시켰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더 이상 영화 속 상상력만은 아니다. 지금의 속도라면 그다지 머지않은 시간 안에 우리도 각자의 AI 비서를 하나씩 보유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