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 학교 선생님께서 취미생활로 만든 작품을 가지고 오라는 방학 숙제를 내주셨다. 겨우 12살이었던 어린 내가 선택한 취미생활은 우표수집이었다. 그땐 단순히 무언가를 모은다는 걸 취미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방학 숙제로 처음 맺어진 우표와의 인연은 커가면서도 계속 이어질 듯싶다가 입시, 수능, 취업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한동안 잊혔다.
그렇게 희미해진 우표에 관한 관심은 몇 달 전 지인에게 선물 받은 몇 장의 우표로 인해 다시 살아났다. 우표에는 고갱이 타히티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작품들이 실려 있었는데, 그 작은 우표에서도 고갱의 작품이 주는 특유의 색채를 느낄 수 있었다. 명화를 감상하는 데에는 크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걸 처음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약 만 원 남짓한 우표 몇 장은 내게 우표와 명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지금은 틈날 때마다 여러 명화가 담긴 다양한 우표들을 수집하며 어렸을 적 처음 시작했던 취미생활을 다시 즐겁게 이어나가고 있다.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특별하고 개성 있는 화가들의 작품을 모을 수 있고, 이런 명화들이 담긴 우표들을 매일매일 볼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가끔 우표책을 꺼내서 내가 모은 우표들을 보고 있을 때면 스스로 아트 컬렉터가 된 것 같은 뿌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나는 우표 덕분에 유명한 예술가들이 그린 멋진 그림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예술이 우리 삶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주는지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내가 즐기고 있는 나의 소소한 취미생활을 많은 사람과 공유했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은 우표들이 나에게 좋은 영감의 소재가 되어서 미래에는 지금보다 좀 더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