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았던 어린 시절, 우체국은 저만의 달콤한 카페였습니다.
은행 업무를 보러 가는 어머니의 손을 꼬옥 잡고 도착했던 곳은 동네 우체국.
대기 번호 차례를 기다리며, 어머니는 항상 고소하고 달달한 율무차를 제 손에 쥐어주셨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율무차를 마시고 있노라면, 기다림의 시간은 훌쩍 지나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율무차를 마시러 따라갔던 우체국은 그렇게 향긋하고 달콤한, 그리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느덧 그로부터 약 15년의 세월이 훌쩍 흘렀습니다.
지금은 안전상의 이유로, 뜨거운 음료 자판기가 대부분의 우체국에서 사라졌습니다.
나만의 추억 속 카페가 사라진 것 같아 가끔은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여전히 같은 곳을 지키는 우체국
을 보며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는 합니다.
어엿한 성인이 된 지금, 동네 우체국에서 만든 통장으로 부모님께 용돈을 보내드리며 마음을 전합니다.
어릴 적에는 기다림의 시간을 달콤하게 만들어줬고, 지금은 따뜻한 마음을 전달해 주는 우체국.
그 따스함을 오래오래 느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