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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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인생

글. 송준용(인천시 미추홀구)

복권인생

이번 주에도 두 장의 복권을 샀다. 이번 주뿐만이 아니다. 나의 지갑 속에는 몇 푼의 용돈과 함께 항시 복권이 한두 장쯤은 들어 있다. 복권 추첨일이 임박한 시간에 복권을 사서 지갑에 넣고 거리를 활보해 보라!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의 경우는 힘이 생긴다. 비록 희박하다 할지라도 그 기대치가 주는 에너지가 대단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희망’이라는 것도 바로 이러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항시 현재보다는 미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막연하게나마 시간이 가고 흐르다 보면 무슨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바로 이것이다. 이러한 기대치가 주는 에너지 속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 인생이다. 얼마 전 나는 한 사람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복권에 당첨된 어떤 사람이 그 당첨금을 다섯 형제와 공평하게 나누어 가졌다고 한다. 형은 그 돈을 전달하면서 더 큰 돈을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신은 형의 그 마음을 갸륵하게 여긴 것일까? 오래지 않아 그 형은 더 많은 금액의 복권에 당첨되어 또다시 나누어주려고 하자 형제들이 극구 고사하는 바람에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다고 한다. 

고액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가 흥미롭다. 그 설문조사에 의하면 80%가 복권 당첨 후 삶이 불행해지고 20%만이 행복해졌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돈은 있어도 걱정이요 없어도 걱정이다. 국민가요 ‘고장 난 벽시계’처럼 저 세월은 고장이 없어 나를 이순(耳順)의 문턱에까지 데려다주었다. 앞으로 십 년만 지나면 고희(古稀)의 문턱에까지 데려다줄 것이다. 이렇게 확실한 미래 속의 나는 ‘벼락 맞기보다 어렵다’는 기대치 속에서도 살아가고 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어차피 인생은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