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우 황정민 우체국 모델이 되다

국민 배우 황정민 우체국 모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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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배우 황정민

우체국 모델이 되다

우체국 직원을 연기했던 배우가 우체국 모델이 되었다. 이름 석 자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신뢰를 주고 찾아보게 만드는 배우 황정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우체국금융 CF를 통해 먼저 볼 수 있었던 배우 황정민을 이번엔 우체국쇼핑 화보 촬영 현장에서 만나 배우로서의 생활과 우체국 모델이 된 소감을 들어보았다.

글. 전보경 + 사진. 이원재

국민 배우 황정민 우체국 모델이 되다

 드디어 우체국 모델이 된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



동네 아저씨처럼 편안한 옷을 입고 푸근하게 웃어 보이더니 어느새 말끔하게 똑떨어지는 수트를 입고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서 끝인 줄 알았는데 색이 고운 한복을 갈아입고는 건강한 우리 먹거리를 다시 한 번 추천하는 듯 보름달처럼 환한 미소와 익살스런 표정을 선보인다. 우체국의 새 모델, 배우 황정민은 촬영감독이 놓친 포즈를 알아서 추가하고 특별한 주문 없이도 상품이잘 보이게 각도를 맞추는 등 우체국쇼핑의 새 모델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진행된 촬영이니 지칠 법도 한데 황정민은 매 컷 처음 찍는 것처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덕분에 화보 촬영은 예정된 종료 시간보다 무려 2시간이나 일찍 끝날 수 있었다. 모든 스태프가 기분 좋게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현장을 이끈 황정민에게 쉴 틈도 주지 않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불쑥 미안한 마음이 들어 ‘죄송하다’는 인사를 건네며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아이코 죄송하긴요. 여기까지 이렇게 찾아와주시니 제가 더 감사하고 반갑죠. 저야 카메라 앞에 서서 포즈 잡고 찍는 게 직업인데 힘들 거 뭐 있나요. 스태프들이 피곤하고 지칠 텐데 다들 잘 해주셔서 오늘 일찍 끝난 것 같아요.”

지난 2009년 KBS2 TV에서 방영된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에서 황정민은 우체국 말단 직원 ‘구동백’ 역할을 맡았던 바 있다. 연기 생활 14년 만에 드라마는 첫 데뷔작이었던 이 작품에서 그는 다소 촌스러울 정도로 착하고 순박한 공무원의 모습을 보이며 열연하였다. 이로부터 거의 10년이 다 되어갈 무렵에 우체국 모델이 된 그는 소식을 처음 접하고 어떤 기분이었을까?

“사실 그 당시 ‘구동백’을 연기하면서 스스로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기도 했고 시청자 분들의 반응도 좋았던 터라 ‘조만간 우체국 측에서 러브콜이 오진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렇게 조금은 ‘흉악한’ 마음을 품었을 땐 연락이 없었는데, 오히려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서 우체국 모델로 선정되었다니 정말 기뻤죠. 역시 사람은 마음을 비워야 하나 봐요.”


드라마 연기를 하면서 우체국 모델로 기용되기도 바랐던 자신을 ‘흉악했다’고 표현하며 유쾌하게 웃는 모습에서 오늘날 우체국과 인연이 닿은 것에 대한 그의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책을 선물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하다 모처럼 만의 휴식기를 갖고 있는 황정민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물었다.

“오랜만에 잘 쉬고 있습니다.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비슷한 날들의 연속인 것처럼 똑같아요. 초등학생 아들의 등하원을 도와주면서 바쁠 때 못 봤던 책도 많이 읽고 있죠. 가족과 함께하면서도 간간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휴식이 참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가족을 살뜰히 챙기면서도 생활 연기자로서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배우 황정민. 근황을 들어보니 쉬고 있다고는 하나 꽤 바쁜 나날일 것 같다. 50여 편 가까이 영화를 찍으면서도 중간중간 뮤지컬 출연에 연출까지 하는 그를 사람들은 ‘소처럼 일하는 배우’이자 ‘믿고 보는 배우’라고 말한다. “직업 배우로서, 예술가로서 제 자신이 갖는 프라이드가 분명히 있습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과 크고 작은 경험들을 제가 대신 보여주고 표현할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을 갖는 거죠. 이런 자신감, 자부심에서 비롯되는 에너지가 저를 쉼 없이 작품 속에 밀어 넣는 것 같고 저는 이 작업이 참 즐겁습니다.”

2005년 제2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황정민은 이른바 ‘레전드 수상소감’을 남겨 화제가 되었다. 영화 <너는 내 운명>으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받게 된 그는 상대역을 맡았던 배우 전도연에 대한 고마움으로 수상소감을 시작하여 스태프들이 차리는 ‘밥상’ 에 자신은 ‘숟가락’만 얹을 뿐이라는 미안함으로 마무리하였다. 의례적으로 스태프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거나 종교와 관련된 발언으로 소감을 전하는 많은 배우들과 달랐기에 그의 수상소감은 더욱 주목받았고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실제로 어떤 작품이 소위 말해 흥행에 성공하려면 저 혼자만 잘 해서는 안 됩니다. 제가 열심히 잘 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스태프들과 연출자와의 궁합도 잘 맞아야죠. 삼박자가 제대로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이렇게 해도 잘 되는 작품이 있는 반면 흥행이 안 되는 작품도 정말 많습니다. 그 당시 관객들의 생각을 잘 읽고 답답함을 해소시켜준다면 작품의 재미가 배가되어 흥행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요. 그러니, 결정적인 건 관객의 몫인 거죠. 그래서 저는 오히려 저에 대한 기대나 간혹 저에게 붙여주시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진 않아요. 저는 그저 제게 주어진 그릇에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능력으로 그릇을 채우려 노력하고, 그만큼의 박수를 기대할 뿐입니다.”

연극 무대에서 실력을 갈고 닦던 시절, 열심히 준비를 했지만 관객이 단 한 명도 오지 않아 공연을 못 한 적도 있고, 관객이 너무 많이 와서 돌려보낸 적도 있다는 그는 ‘흥행’ 혹은 ‘대박’을 그저 ‘운이 좋으면 가능한 일’로 여겼다. 그러나 숫자와 수익에 연연해하지 않는다고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감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자신의 배역을 이해하고 그 안에 그대로 녹아드는 것처럼 그는 자신을 향한 관객의 기대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황정민이 나오는 작품이 무조건 잘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황정민이 ‘선택’한 작품이기 때문에 기대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작품 선택 기준은 ‘재미’에요. 시나리오도 일종의 단편소설인데 일단 재미있어야 하죠. 누군가한테 책을 선물한다는 게 참 어렵죠. 난 정말 책장 넘기는 게 아까울 정도로 재미있어서 사주고 싶은데, 책 보는 성향은 다 다르니 내가 사줘도 될까, 고민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잘 안 하게 되죠. 그럼에도 선물하고 싶은 책, 신중하게 고르고 고른 책을 관객에게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본(시나리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볼 수 있는 천생 배우


황정민은 드라마에서 우체국 직원 역할을 맡은 것뿐만 아니라 영화 <너는 내 운명>과 <국제시장> 등의 작품에서는 연인에게 편지 쓰는 모습도 종종 선보였다. 평소에도 손편지를 쓰고 우체국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결혼 전,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에 편지를 정말 많이 썼죠. 군대에 있을 때도 편지 쓰기 행사가 많아서 자주 썼고요. 원래 무언가 끼적이는 걸 좋아해서 그때그때 생각나거나 꼭 기억해야 할 게 있으면 써놓습니다. 요새는 외국에서 손편지 쓸 일이 많고 그럴 때 우체국을 이용하게 되더군요. 해외 촬영을 나가면 그 지역의 엽서를 사서 가족에게 보내곤 하는데 매일 얼굴 보고 사는 사인데도 받으면 기분이 좋다고 합니다. 손편지는 역시 예나 지금이나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작년에 황정민은 세 편의 영화를 선보이며 ‘2016년을 빛낸 영화배우’ 1위로 선정되었고, 올해도 두 편의 영화에 참여했다. 최근 몇 년을 누구보다 바쁘게 보내고 있는 그에게 올 한 해는 어떤 의미일까?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는 것처럼 우리에겐 또 내년이 있잖아요.모두 그저 웃으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국가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이 슬기롭게 잘 이겨낸 것 같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저 역시 연말을 기분 좋게 마무리하려 해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는 것처럼 우리에겐 또 내년이 있잖아요. 모두 그저 웃으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왠지 스케줄이 꽉 차 있을 것만 같은 그에게 내년 계획을 물었더니 얼마 전 촬영이 끝난 영화 <공작>이 개봉을 앞두고 있단다. 액션보다 더 힘든 심리 첩보물이라 섬세한 감정 표현이 어려웠다고 말하는 황정민은 “그래도 재미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주었다. 당장 내년 2월부터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셰익스피어 원작 <리처드3세>를 통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이 연극 역시 사람 간의 심리극인데 “원 캐스트(한 배역에 배우 한 명이 출연하는 것)니까 저를 보고 싶은 분들은 그냥 오시면 됩니다!”라며 자신감을 비쳤다. 스크린과 공연 무대를 넘나들며 대중의 마음을 읽고 표현해주는 배우 황정민이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계속 연기해주길, 그의 말처럼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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