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의 재발견 신기시장

전통시장의 재발견 신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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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전통시장의 재발견
신기시장

추억이란 코드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요즘이다. 과거 평범한 일상에 지나지 않던 시간들이 하나둘 특별한 존재로 자취를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진한 향과 온기를 담은 깊은 이야기로 전에 없던 새로움을 준다. 나날이 신식으로만 변해가는 전통시장에 이 추억을 끼얹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곳이 있다. 한국 전통의 멋과 여유가 넘치는 ‘신기시장’이다.

글. 박진혜 기자 (출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시장지) + 사진. 김오늘

전통시장의 재발견 신기시장

 톡톡 튀는 아이디어… 지역전통시장의 새 길 보였다

‘신기통보·전통문화 체험관·야구역사 거리’ 등 특색 가득





위기를 기회로 삼다

신포국제시장과 함께 인천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신기시장. 이곳의 풍경은 우리가 시장이라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그것과는 판이하다. 관광지처럼 외국인이 많고, 민속촌처럼 전통문화 체험공간이 있으며, 박물관처럼 전시거리가 꾸며져 있다. 신기시장은 지금으로부터 46년 전 그 역사가 시작됐다. 문학산 언저리에 농사 짓던 아낙들이 푸성귀를 내다 팔기 시작하면서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시장이다. 1987년 정식 개설, 2005년 인정시장이 된 신기시장은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에 위치해 있어 주민의 이용이 편리하다는 큰 장점을 지녔다. 또한 근거리에 인천남부종합시장, 통일종합시장이 형성돼 있어 방문객들은 저렴하고 다양한 상품을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다.신기시장은 생필품과 농·수산물을 위주로 소매점포가 주종을 이루고, 좌판형 점포가 일정하게 배열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 중앙통로에는 의류점과 아동용품점, 신발류 점포가 자리해 있고, 뒤편으로는 야채가게, 국수집, 두부집, 세탁소 등 다양한 업종의 점포가 들어서 있다. 점포수가 150여 개에 달해 없는 게 없기로 소문난 이곳도 위기는 있었다. 2000년대에 들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인근에 잇따라 생겨나며 시장 방문객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여느 시장들이 그렇듯 신기시장 역시 환경개선 공사와 이벤트·할인행사 등을 펼치며 위기 타파를 위해 애썼다. 하지만 무작정 대형마트를 좇는 변화만으로는 과거 명성을 되찾기에 역부족이었다. 전혀 다른, 이곳 신기시장을 찾아야만 경험할 수 있는 ‘무엇’을 찾아야 했다. 이에 상인들이 한마음으로 단합한 결과 전통시장만의 장점을 살리면서 스토리텔링을 더한 경쟁력 있는 여러 콘텐츠들을 생성시켰다. 4년 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되며 상인들의 노력에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더해져 현재 신기시장은 지역 전통시장이 나아갈 길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새 옷 입은 신기시장

친근감 있는 시장으로 다가가기 위해 신기시장은 먼저 캐릭터와 로고를 개발했다. 귀여운 도깨비 모습의 캐릭터 ‘씽키&씬키’가 시장 입구부터 방문객을 맞고 있어 시장 분위기가 생기 넘치는 데 한 몫하고 있다. 그리고 ICT기술을 활용한 체험관, 다양한 도서와 컴퓨터가 비치된 복합휴게소 북카페, 우리나라 전통공예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전통문화 체험관 등을 개설해 상인과 방문객 모두 즐길거리 넘치는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이와 더불어 온라인·모바일 쇼핑몰 운영, 전자결제 시스템 및 포인트 카드제 도입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인들의 경영혁신을 위한 ‘신기 아카데미’도 개설했다. 또한 관내 유치원 및 초·중학교와 연계한 전통시장 체험행사 진행, SK와이번스와 업무협약을 통한 ‘야구역사 거리’ 조성 등 홍보 협력으로 내부 혁신을 추진했다. 뿐만 아니라 인천공항 환승투어 상품 연계 등 해외관광객의 지속적 유치에 주의를 기울이고, 푸드뱅크 지원을 통한 지역사회 복지증진까지 실천하는 등 전통시장의 장점은 살리면서 스토리 및 콘텐츠를 더해 경쟁력을 살렸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이렇듯 신기시장을 차별화시킨 다양한 사업 가운데서도 가장 각광받고 있는 아이템은 바로 ‘신기통보’다. 조선시대 화폐인 상평통보를 본뜬 엽전 형태의 신기통보는 신기시장만의 상품권으로 통한다. 엽전 한 개가 500원의 가치를 지니며, 시장 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신기통보를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점포 앞에 안내판이 걸려 있어 쉽게 구별이 가능하다. 역사 교과서에서나 보던 엽전을 이용해보는 경험만으로 색다른 기분으로 장을 볼 수 있고,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우리나라 전통 문화를 직접 체험해보는 추억을 얻을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신기시장을 차별화시킨 다양한 사업 가운데서도 가장 각광받고 있는 아이템은 바로 ‘신기통보’다. 


아이와 어른 모두 폭풍먹방을 하게 만든 떡볶이와 어묵꼬치, 고소한 냄새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각종 전과 튀김, 특히 김밥처럼 보이는 거대한 김말이 튀김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


세심한 맞춤형 서비스로 ‘맛·감동’ 모두 사로잡다

그렇다고 신기시장을 즐길거리만 많은 시장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넓은 규모만큼 가지각색 먹거리가 넘쳐나는 이곳은 입맛 당기는 향내가 한걸음 한걸음을 주저하게 만든다. 가짓수를 세기도 어려울 만큼 모양도 색도 다양한 튀김어묵과, 얼마 전 TV 예능프로그램에도 등장해 출연한 아이와 어른 모두 폭풍먹방을 하게 만든 떡볶이와 어묵꼬치, 고소한 냄새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각종 전과 튀김, 특히 김밥처럼 보이는 거대한 김말이 튀김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 그리고 2,000~3,000원이면 한 그릇 그득히 담겨지는 자장면, 짬뽕과 칼국수, 잔치국수, 7,000원이면 4인분을 주는 선짓국 등 시장이기에 가능한 가격과 양에 놀라움까지 든다. 이곳 시장 거리를 지나다보면 느끼게 되는 특징이 있는데, 바로 정갈한 진열이다.과일, 나물, 곡류, 생선, 족발, 생닭 등 진열된 형태가 어느 하나 흐트러짐이 없다. 각 맞춰 나열된 색색의 상품들은 미적 만족감마저 준다.이렇게 보기만 해도 느껴지는 상인들의 섬세한 정성은 시장 방문객, 특히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였다. 또한 다양한 한국음식을 조금씩 맛보고 싶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취향을 고려해 소량의 맞춤형 먹거리 상품을 개발하는 노력까지 기울이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24시간 쉬지 않고 운영되는 140대 규모의 현대식 주차장, 무인택배보관함 ‘미유박스’, 스마트 배송서비스 등도 고객 편의를 위해 지난 2016년 마련됐으며,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는 시장에 방문객의 만족도는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양파 같은 매력을 선보이며 자꾸만 가고 싶은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신기시장. 이곳은 전통시장의 고유한 특색을 유지한 채 시대와 고객이 원하는 변화에 끊임없이 반응한 결과 구(舊)와 신(新)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새로운문화공간으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