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풍경 그리고 사람으로 두 번 웃게 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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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풍경 그리고
사람으로
두 번 웃게 되는 곳

전라남도 구례

2월 초, 입춘 다음날 구례를 찾았다. 분명 체감 온도는 영하였지만, 빛과 공기 속에 봄이 녹아 있던 구례에서의 시간. 이 고장은 봄에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준다. 산수유, 벚꽃이 지천에 피어 유독 많은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산과 강, 절과 옛집이 어우러진 구례를 만나러 떠나자.

글. 이지나(여행작가) + 사진. 이지나(여행작가)

자연 풍경 그리고 사람으로 두 번 웃게 되는 곳



지리산과 섬진강이 품는 구례


늘 남도를 생각하면 서울보단 따뜻할 것 같고 왠지 겨울이 비껴갈 것 같지만 그곳에도 겨울은 있다. 그리고 분명 바람도 차다. 하지만 입춘이 지나고 찾은 구례에선 공기와 햇살 속에 봄이녹아 있었다. 빛 속에 분명 봄의 기운이 느껴졌다. 구례에는 3월이면 노란빛의 산수유 꽃이, 4월에는 분홍빛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멀리서도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다. 전라남도 구례는 지리산 남쪽 기슭의 소박한 고장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인 지리산국립공원을 비롯해 해발 1,000m 이상의 20여 개 산봉우리가 펼쳐지며 섬진강이 흐른다. 오직 구례의 자연과 그 풍경이 좋아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그곳으로 터전을 바꾼 외지인들, 구례에 정착한 귀농인도 유독 많다. 

“구례구역 하차 정면으로 멀리 바라보면 지리산 노고단 능선이 아련하게 보일 겁니다.” 오미마을 ‘산에 사네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문자에 설레며 구례로 향했다. 구례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지리산과 연결 지어 생각하게 된다. 이번 구례 여행은 KTX를 이용해 구례구(求禮口) 역에서 시작했다. 사실 역이 위치한 곳은 행정구역상 구례군이 아니라 전남 순천시와 구례군으로 들어가는 길목이라 ‘입구(口)’ 자를 써서 ‘구례구’역이 되었다.



오산의 사성암 그리고 문척우체국





구례에는 구례우체국을 포함하여 모두 8개의 우체국이 있다. 그중 문척면의 문척우체국은 특히나 봄날에 아름답다. 붉은 벽돌 건물과 분홍색 벚꽃이 어우러져 많은 이들이 사진을 찍는 장소가 되었다.  “우체국이 예쁘다고들 많이 이야기하시고, 일부러 사진 찍으시는 분들을 만나면 신기하고 기분 좋죠.” 3년 전 이곳에 온 김수진 국장의 말이다. 

문척우체국은 김 국장을 포함해 유현자 사무장, 임형재 사무주임과 총괄국의 집배원이 함께하는데, 지난해에는 전남 으뜸 우체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66년 개국하여 현재에 이르는데, 현재 건물은 1990년대에 신축했다. 맞은편 골목에 있는 이전 우체국은 ‘문척우체국’ 이란 글자가 흐릿하여 세월을 견딘 흔적이 보인다. 옛 우체국 건물은 사라지지 않고 유리공예작가의 아틀리에가 되었다. 

“봄꽃 구경하러 나갔다가 오히려 차 구경만 하고 오기 쉽잖아요. 구례는 가로수로 벚꽃이 참 많습니다. 저희 우체국 주변, 남해마을의 벚꽃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없어요.”라며 구례 토박이인 임형재 사무주임도 말을 이었다.

문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는 오산의 사성암이다. 오산은 문척면 죽마리의 해발 531m의 산으로 구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고, 좋아하는 곳이라고 한다. 오산에서도 특히 사성암에 오르면 구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데, 산줄기, 물줄기에 놀라고, 또 드넓은 풍경에 감동하고, 기암절벽에 어떻게 이런 암자가 있을까, 싶다. 그곳에서 바라보고 청하면 무엇이든 이루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달까? 이 암자는 원효, 의상, 도선, 진각 대사-이렇게 네 명의 고승들이 수도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구례군청


구례에서 만난 사람과 자연 


구례 오미 마을에는 조선 후기의 고택인 운조루 지척에 ‘산에 사네’라는 이름의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호젓한 마을, 대중교통을 이용해선 하루 6번 이곳을 지나는 버스를 타야 한다. 십여 년 전 이마을에 터를 잡고 지낸 부부는 발효차와 커피를 파는 북 카페와 한옥집의 방 4개를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한다. 아침 식사는 미리 예약하면 비용을 내고 먹을 수 있다. 이곳의 노정애 주인장은 지리산 문수골 해발 700고지에서 직접 기르고 딴 것들로 채식밥상을 내어준다. 농사의 마무리는 밥상을 나누는 일이라며 기꺼이 아침 한 상을 차려주는데 그 맛에 계절이 담겨 있다. 지리산은 처음이라는 나에게 “지리산은 아예 올라가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오르는 사람은 없다고 해요. 오르면 계속 다시 찾게 돼요, 나중에는 그 산이 자신을 부른다고들 하더라고요. 이제 시작이네요.”라고 말했다. 

옛집을 직접 둘러보기 위해  쌍산재를 찾았다. 해주 오씨 집성촌인 상사마을에 들어선 이 가옥은 현재 6대 오경영 씨가 관리하고 있다. 집안의 어른들이 돌아가신 후 집에 온기와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숙박을 시작했다는데, 올해부턴 숙박하지 않아도 이곳에 들어와 옛집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이들도 환영하고 있다. 마당을 거쳐 뒤편 서당채로 가기 위해서는 대나무 숲을 지나야 하는데, 그곳을 걸으며 바람에 스치는 소리, 또 돌이 놓인 그 길에서 저절로 마음이 가다듬어진다. 

쌍산재 앞의 당몰샘은 고려 이전부터 있었던 샘으로, 멀리서도 이물을 찾기 위해 오는 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지리산 약초 뿌리가 녹아내린 물이 흐른다’는 약수. 이곳에 오면 옛집도 보고, 물도 맛보자. 이곳을 나서며 더불어 잘 살기를 바라는 선조들의 마음을 현대적으로도 잇는 집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의 한옥마을, 마을 만들기를 통해 만들어진, 겉모습만 그럴듯한 한옥이아니라, 옛날부터 고스란히 그 시간과 세월을 견뎌온 집과 그안의 이야기가 요즘 같은 시대에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지리산의 장엄한 절, 화엄사 


예로부터 지리산은 불교문화의 요람이라 불렸다. 그 중심의 사찰이 바로 화엄사다. 이곳에는 많은 문화재와 20여 동의 부속건물이 있다. 뛰어난 자연경관과 더불어 불교문화가 어우러져 구례와 지리산이 처음이라면 반드시 둘러보라며 많은 이들이 권했다. 특히 봄에 이 절 안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매화나무 한 그루가 있다. 다른 홍매화보다 꽃이 검붉어 흑매화(黑梅花) 라고도 불리는 이 꽃이 만개할 땐 전국 각지에서 사진기를 들고 찾는다. 각황전 앞의 석등, 모과나무 기둥이 독특한 구층암 등도 화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지리산은 사찰만 둘러봐도, 둘레길을 걸으며 다녀도, 각기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한 번에 알 수 없는 매력을 품은 산이니 구례의 매력도 그 수에 더해진다.




 구례군청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에서 받은 것 


마종기 시인의 ‘과수원에서’라는 시에는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그냥 받았다./ 땅은 내게 많은 것을 그냥 주었다./ 봄에는 젊고 싱싱하게 힘을 주었고/ 여름에는 엄청난 꽃과 향기의 춤./ 밤낮없는 환상의 축제를 즐겼다./ 이제 가지에 달린 열매를 너에게 준다./ 남에게 줄 수 있는 이 기쁨도 그냥 받은 것./ 땅에서, 하늘에서, 주위의 모두에게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그냥 받았다.’는 부분이 있다. 나는 구례에서 보낸 시간 동안 자연으로부터 받은 것을 떠올렸다. 제주에 사는 이들의 마당에 귤나무가 하나씩 있다면 구레에 사는 이들은 감나무가 하나씩 있다며 숙소의 방에도, 식당에도 대봉과 곶감이 놓여있었다. 식사 후 “분이 잘 나서 더욱 맛있어요.”라며 후식으로 곶감을 건네는 식당 주인. 지리산에서 농사지은 나물로 아침 밥상을 차려주는 주인장, 6대를 거슬러 올라 그들이 살던 옛집을 현재의 우리와 만나게 하는 이들. 섬진강과 지리산, 벚꽃 길 끝의 친절하고 예쁜 우체국. 도시의 삶이 무겁고 버거울 때, 몸과 마음의 충전이 필요할 때, 찾아갈 곳이 생긴 것 같다. 아름다운 계절 봄에 만나는 구례의 진정한 아름다움. 나는 구례로부터, 많은 것을 그냥 받고 돌아왔다. 



여행 Note


구례의 먹을거리부터 계절에 어울리는 축제와 이벤트를 정리했다. 

짧은 여행에서도 이것만 참고하면 구례와 부쩍 더 친해진 기분이 들 것이다. 남도로 가는 여행길에 참고하자.



목월 빵집




‘구례 밀과 천연효모가 만든 한 끼, 목월 건강빵’ 이란 소개처럼 건강한 빵을 만드는 작은 동네빵집이다. 산동 막걸리 오곡빵, 구례 곶감 크림치즈 통밀 빵, 금강 통밀 호두 무화과 빵 등 지역의 재료를 담아 빵을 굽고 있다. 문척우체국 김수진 국장도 이곳의 빵 때문에 살이 빠지지 않을 정도라며 구례를 오는 이들이 꼭 들러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전 10시부터 열고 월요일은 쉰다. 

구례군 구례읍 봉선산길 18



지리산둘레길 



 구례군청


제주에 올레길이 있다면 지리산에는 지리산둘레길이 있다. 지리산 기슭에 들어선 마을을 잇는 길로 길 이름에 마을 이름이 담겨있다. 5개 시·군 (구례, 남원, 하동 산청, 함양) 120여 개의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홈페이지에선 함께 걷는 프로그램, 구간정보 등을 나누고 있다. 겨울에는 동절기 정비 기간이 있으니 출발 전 확인 할 것.

www.trail.or.kr



우리밀 수제비




섬진강에서 나는 다슬기를 이용해 다슬기국, 다슬기 수제비 등으로 먹는다. 이곳은 특히 우리밀로 만든 수제비와 다슬기 전이 유명하다. 다슬기는 간에 좋고, 칼슘이 풍부해 몸에도 좋다. 같은 음식을 파는 많은 가게 중에서도 문척우체국에서는 늘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반찬으로 나오는 다슬기 장을 김에 싸서 먹는 것도 별미다.

구례군 토지면 섬진강대로 5047-1 



천은사 



 구례군청


화엄사, 쌍계사와 함께 지리산 3대 사찰 중 하나로서 통일신라시대 828년(흥덕왕 3)에 덕운선사가 세워 처음에는 감로사라 불렸다. 화엄사보다 고즈넉한 풍경에 일부러 이 사찰을 찾는 이들도 많다는 구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자. 이곳에서는 체험형·휴식형 템플스테이도 진행되고 있다.

구례군 광의면 노고단로 209 

www.choneunsa.org


화엄음악제 




ⓒ 화엄음악제


가을의 화엄사에서는 매년 '화엄음악제'가 개최된다. 오색 단풍이 짙게 물든 지리산 자락에서 음악과 하나 되는 시간. 복잡한 현대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음악과 함께 참여하는 이들에게 자신을 내려놓는 순간을 선물한다. 매해 9월경 열린다.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539

www.hwaeommusic.com


구례 산수유 꽃 축제 



 구례군청


구례군 산동 산수유 꽃은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이다. 2월 말부터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해 4월 초까지 피어 있으며 11월에는 빨간 열매가 열린다. 산동면 지리산 온천관광 단지 일원에 지천으로 핀 노란 꽃에 눈이 시리다. 이 풍경은 구례 10경 중 하나. 홈페이지에 매일의 개화 상황을 알린다. 올해 축제는 3월 17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www.gurye.go.kr/san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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