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한 호수와 숲에 의지하다 - 충주

청아한 호수와 숲에 의지하다 - 충주

여행

우체국과 여행

청아한 호수와 숲에
의지하다

충주

충주로 넘어서는 고갯길은 맑고 가뿐하다 월악산에 웅크린 구름과 충주호의 새벽안개는 탐스러운 몸짓을 하고 있다 월 집배원이 전하는 소식에는 충주의 청아한 호수와 비밀의 숲 유적들이 담긴다.

글. 서영진(여행 칼럼니스트)

청아한 호수와 숲에 의지하다 - 충주

월악산을 에돌아 충주의 나루터로 향하는 길들은 은밀하다. 동틀 때까지 높은 새소리가 들리고, 폐부 깊숙이 청량한 기운이 와 닿는다. 봉우리를 휘감는 구름과 송계계곡의 물소리가 뒤섞이고, 충주호의 파문에 호흡이 정갈해진다.




월악산에서 조망한 물안개 피어오른 충주호 전경



우체국에 새겨진 도시의 세월


충주의 우체국들은 슬며시 문을 열고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유서 깊은 충주에 간직된 유적들은 우체국과 인연을 함께 한다. 우체국의 관광인(관광 우편 날짜 도장)에는 충주의 세월과 흔적이 소담스럽게 담겨 있다. 중앙탑면의 중앙탑 우체국에는 탑평리 칠층석탑과 충주 고구려비 스탬프가 정겹다. 칠금동 우체국에는 탄금대와 소나무 한그루가 조각된 문양이 인상적이다. 1895년 충주우체사로 개국한 충주우체국 도장에는 충주가 본고장인 택견 무술 품세가 그려져 있다. 충주에서 우체국 문턱을 넘어선다면 소박한 감동을 가슴 한편에 새기게 된다. 

충주 여행은 이른 아침, 수안보에서 597번 도로를 따라 월악산 국립공원을 가르는 길에서 시작한다. 차량이 드물어 길은 오붓하며 석굴사원인 미륵리사지, 송계계곡 등을 구경할 수 있다. 고려 초기 석굴사원터인 미륵리사지는 오랫동안 폐사지로 알려졌지만, 석불입상, 석탑, 석등 등 옛 석굴사원의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충주호 주변으로는 호젓한 드라이브길이 이어진다.



월악산과 길을 품은 충주호


월악산의 은밀한 숲에서 벗어나면 탁 트인 호반길이 구불구불 이어진다. 조각난 호수의 여러 단면이 출몰하는 길들이다. 충주호를 맴돌다 보면 누구에게나 가슴에 와 박히는 그런 장면과 순간이 있다. 계명산 휴양림 정자에 누워서 조망하는 충주호가 아름답고, 새벽녘 월악나루 다리 위에서 감상하는 호수와 하늘도 그윽하다. 호반 드라이브는 계명산 자연휴양림과 충주댐을 잇는 코스가 운치 있다. 길 자락 어느 곳에서나 수려한 충주호의 자태가 내려다보인다. 호수에 기댄 앙증맞은 카페를 만나는 것도 반갑다.

충주호는 충주가 간직한 최고의 보물로 손색이 없다. 세인들은 전망대에서 호수를 한번 내려다보고, 유람선에 몸을 기대 충주호를 만끽하기도 한다. 충주에서 단양까지는 52km 뱃길이 이어지는데, 그 뱃길에 월악산이 얽히고 고개가 어우러진다. 충주호의 아득한 물줄기는 산과 숲을 넉넉히 품에 안고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웅장한 충주댐




물과 조각, 유적이 어우러진 중앙탑 공원




충주 남한강변은 여름이면 시원한 정취를 자아낸다. 



남한강변 신라, 고구려의 자취


충주 중앙탑공원의 단상은 여유롭고 시원스럽다. 남한강변의 중앙탑공원은 물, 사람, 유적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한강 둔치처럼 번잡한 곳이 아닌 국보를 품은 아기자기한 수변 쉼터다. 야외분수대에서는 꼬마들이 뛰놀고 수상 보트가 지나는 강가 잔디밭에서는 한가롭게 가족들이 낮잠을 잔다. 공원 안은 조각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숱한 조각 중에서 물론 최고의 작품은 국보 6호인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이다. 탑평리 칠층석탑은 신라의 석탑 중 가장 높은 7층 석탑으로 공원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다. 탄금대, 충주 고구려비 등 보기 드문 삼국시대의 유물들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강 건너 탄금대는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소나무숲 산책길이 인상적이다. 탄금대에서는 솔숲 사이로 충주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물의 도시’ 충주지만 호수와 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안보 등 온천 지구는 웰빙 맛집들로 명성이 높다. 올갱이 해장국과 꿩고기가 인기 메뉴이다. 올갱이는 다슬기의 충청도 방언으로 괴산 등 남한강 일대에서 직접 채취한다. 해장국집들은 아침 일찍부터 손님을 맞느라 분주하다. 된장국과 한 몸이 된 올갱이는 숙취를 삭히는 담백한 맛을 낸다. 한 그릇을 훌쩍 비워 땀이 송송 난 사람들이 “온천 한번 더해야 한다.”고 종종거리며 문을 나서는 풍경은 이제 일상이 됐다.충주에서의 휴식은 구성지고 은밀한 구석이 있다. 유명세를 탄 호수나 온천 지대 뒷길로 접어들면 또 다른 세상이다. 그곳에서의 달고 진한 여행은 여름 내내 기분 좋은 추억을 만들어 낸다. 

우정사업본부는 우리 국토를 계절별로 둘러볼 수 있는 ‘집배원이 전해 드리는 여행’ 책자를 발간 중이다. 책자에는 가족과 함께 떠날 만한 나들이 명소들이 알차게 담겨 있다. 책자는 우체국에서 구할 수 있으며 ‘우체국과 여행’ 앱을 통해서도 무료로 찾아볼 수 있다. 




TIP ‘집배원이 전해 드리는 여행’ 둘러볼 곳



충주호 종댕이길





종댕이길은 충주호와 나란히 이어지는 길이다. 길을 걸으며 호수를 조망할 수 있으며 길 곳곳에 정자와 전망대가 마련돼 호젓한 휴식과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종댕이길은 마즈막재 주차장에서 시작되는 3개 코스로 나뉘며 심항산, 계명산 자연휴양림, 출렁다리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코스마다 충주의 구성진 사연이 담겨 있어 발걸음을 더욱 들뜨게 만든다. 



목계솔밭





목계솔밭은 중앙탑면에 위치한 소나무숲으로 3,800여 평의 숲에 소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운 곳이다. 100~200년생 소나무 80여 그루는 보호수로 지정돼 관리받고 있다. 목계솔밭에는 가뭄, 화재와 관련된 흥미로운 마을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며 인근에 탄금대, 탑평리 칠층석탑이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다. 



비내길, 앙성 탄산 온천





비내길은 남한강변을 따라 연결되는 걷기 좋은 길로 ‘우리 마을 녹색길 1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10km 남짓 이어지는 비내길은 철새전망공원과 옛 조대나루터를 아우르는 1구간과 새바지산, 비내섬 코스까지 포함하는 2구간으로 구분된다. 비내길 끝자락은 국내 유일의 탄산 온천인 앙성 탄산 온천으로 이어진다. 탄산 온천은 혈액순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