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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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안영신 팀장, 이덕남 매니저, 권민선 매니저)
거제는 제주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1971년 거제대교가 개통함으로써 지역발전이 촉진되었고, 입지 조건이 좋아 조선입국의 기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거제우체국 또한 보험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거제시의 산업발전과 함께 우수한 성적을 거뒀었다.
경기가 호황을 이루자 썰물이 밀려들어 오듯 인구가 유입되었던 거제는, 2015년부터 조선 사업이 하향세로 들어서면서 밀물이 빠져나가듯 빠른 속도로 불황을 탔다. 잇따른 조선소의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여파로 인해 인구감소세가 눈에 띄게 심화되었으며, 이로인해 지역 상권이 위축되었다.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어나자 주요 고객층마저 보험을 해약했다. 지역 경제 악화라는 큰 파도 앞에, 거제우체국 보험 사업은 속수무책으로 휘청거렸다. 2015년, 2016년 목표 달성이 어려웠고 실적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언제 조선사업이 다시 활성화가 될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거제우체국은 절박하게 수면 위로 올라갈 방법을 생각해내야 했다.

(좌측부터 옥상현 매니저, 박판숙 매니저, 천순옥 매니저)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거제우체국 FC실 사람들
최악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2017년 거제우체국 FC실의 보험 실적이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는 걸까?
거제우체국 FC실 안영신 팀장에게 물었다.
“2015~2016년 최근 2년 동안 극심한 영업 분위기 저하로 FC실 사기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2016년 하반기에 영업 신입사원이 입사해서 사기가 많이 충전되었어요. 그리고 2017년 연초에 본부에서 각종 특별판매(특판) 이벤트를 걸었고, 부산청에서도 대대적으로 포상을 많이 걸었어요. 팀이 단합되어서 의기투합하니까 영업 실적이 조금씩 올라가더라고요.”
거제우체국 FC들의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지난 8월까지 진행된 본부, 우정청 이벤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으며, 9월 현재 전체 보험 실적에서 부산청 내 B그룹 1위가 되었다. ‘B그룹 1위’는 어떤 의미일까? 부산청은 총38개의 총괄국(4급국 22국, 5급국16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목표 단위별로 4개의 그룹으로 나뉘었다. 거제 우체국은 두 번째 그룹인 B그룹에 편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2015년 7~8위였던 기록과 비교해보면 놀라운 발전이다. 더욱이 B그룹에서 작년 대비 FC 영업 성장률은 17~18%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연도 목표 또한 9월말 경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안영신 팀장은 모두 거제우체국 FC들이 한 일이라고 하지만, 거제우체국 FC 각 반 매니저들은 이구동성 “팀장님 덕분”이라고 말한다.
“팀장님이 인정스러워요.”
어떤 면에서 인정스러운지 설명해달라고 하자 거제우체국에서 23년 근속한 박판숙 FC가 깔깔깔 웃으면서 설명을 했다.
“인정을 많이 베풀어요. 누구도 따라갈 분이 없을 거예요. 팀장님으로 오시고 팀의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어요.”
그 옆에 앉아 있던 이덕남 매니저도 말을 이었다.
“거제우체국에 FC가 24명인데 팀장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을 읽을 줄 알아요. 역할 분배를 잘해주고, 항상 새로운 정보가 있으면 바로바로 공유해주고요. 이제 곧 거제우체국 FC로 일한 지 20년이 되어 가는데, 여기 한 번 들어오면 사람들이 잘 안 나가요. 24명 중에 절반 이상이 10년 이상 장기 근속자이고, 20년 이상 일한 사람이 저 포함해서 5명이에요. 20년 동안 많은 팀장이 거쳐 갔는데, 지금 팀장님처럼 좋은 사람이 없어요.”
거제우체국 FC실에는 장기 근속자가 많다. 10년, 20년 함께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녀들이 커가는 모습도 함께 보았다. 일을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수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고, 힘든 일이 있으면 서로 의지하는 사이가 되었다. 긴 시간동안 함께하면서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사이가 된 것이다.
모든 FC가 합창하듯 팀장님을 “인정스럽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와중에, 안영신 팀장만 “모두 보배님들 덕분”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보배님’이란 호칭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만원의 행복 만인의 행복, 우체국보험
안영신 팀장은 거제우체국 FC들에게 “보배님”이라고 부른다. 보배의 사전적 의미처럼 거제우체국에 FC들이 ‘아주 귀하고 소중하며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체국에서 FC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예요. 특히 거제우체국 FC는 우체국보험 사업뿐만 아니라 우편, 금융 사업 전반에 걸쳐서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주세요. 그런 소중한 의미를 마음에 담아 보배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체국 FC는 우체국의 걸어 다니는 홍보대사라고 할 만하다. 고객들을 만날 때 우체국보험뿐만 아니라 우체국예금, 우편상품 등과 같은 소식도 함께 전달하기 때문이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홍보를 하는 그녀들, 각 반 매니저들은 우체국 FC로 일하는 데 자부심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했다.
권민서 매니저는 ‘고객이 혜택을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설계를 한다고 했다. 거제우체국 FC 다수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공익보험인 만원의 행복보험에서도 우수한 영업 성적을 거뒀다. 만원의 행복보험은 우체국보험에서 잉여금이 생기면 공익 자금을 조성해 설계한 보험으로,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이하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상해사망 시 2천만 원의 유족위로급이 지급되는 상품이다. 그야말로 우체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따뜻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보험 영업을 성공했을 때 수당이 높진 않지만, 거제우체국 FC는 누구보다 열심히 이 상품을 팔았다. 우체국보험이 만인의 행복을 위한 보험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거제우체국에는 오랫동안 터를 잡고 일한 FC들이 많다. 그녀들은 모든 풍파를 겪으면서도 꿋꿋이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옥상현 매니저를 비롯하여 각 반 매니저들은 신입 FC들이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도록 곁에서 이끌어줬다. 2017년 우수 FC인 천순옥 매니저는 신입 FC들에게 “보험은 안 되는 사람이 더 힘들어요. 그러면 자신감을 많이 잃어요. 하지만 참고 나아가야 해요. 부딪히는 시간을 가지라고 말해요”라며 조언을 해준다고 한다.
거제우체국 FC실 매니저들의 마음은 파도에 깎이고 깎여 반짝반짝 빛나는 몽돌을 닮은 듯했다. 거제 바다를 빛나게 하는 흑진주 몽돌처럼, 거제우체국 FC를 빛내는 보배가 바로 그녀들이다.
비록 거제의 조선 경기가 나아갈 기미를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거제우체국은 안영신 팀장과 그녀들이 있기에 곧 연도대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해본다. .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