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윤리 사례 돋보기
갑을을 타파하다
업무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갑을 관계가 형성된다. 중요한 것은 이 관계 속에 권위가 담겨 있느냐, 존중이 담겨 있느냐이다. 권위에 기반한 갑을 관계는 결국 갑질로 이어지고 협력과 상생에서 멀어지게 된다. 반면 존중에 기반한 관계는 신뢰의 구축으로 이어지며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원활한 협력과 지속적인 상생의 관계를 완성한다.
- 7년의 노력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학의 협업은 낯선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것이 7년의 시간을 들여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은 쉽게 듣기 어려운 소식이다. 대부분의 대기업이 CEO 임기 내에 성과를 내야하기 때문에 외부 기업과의 협업도 2~3년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와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기업 L사와 중소기업 N사, 그리고 Y대의 M교수는 무려 7년의 시간동안 CNT(탄소나노튜브)를 활용한 디스플레이를 연구·개발하여 양산에 성공했다. 터치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L사에서 CNT에 주목한 것은 우수한 대전방지 기능(정전기가 발생하지 않게 해주는 기능) 때문이었다. 터치 디스플레이에서 정전기가 일어나면 쇼트가 일어나 디스플레이 전체가 망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보여준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학교수의 협업은 단기간의 실적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과 연구, 지원이 함께되었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 CNT를 활용한 정전기 없는 디스플레이는 터치디스플레이로서의 가치도 크지만, 대기업-중소기업-대학 간 협업의 사례로서도 의미가 크다.
이해관계자와 함께하는 기업
식품업, 요식업 등의 공급자는 기업이 아니라 영세한 농장이거나 개인인 경우가 많다. 이들과 상생하는 길은 그들이 생산한 작물을 정당한 값에 사는 것뿐인 듯하지만, 더 무궁무진한 방법으로 공급자와 상생을 꾀하는 기업들이 있다.
- 식당 안식의 식재료 장터
C사에서는 전국에 체인점을 둔 한식뷔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 뷔페에서는 전국 각지의 농가들과 협의해 제철 재료를 이용한 메뉴를 출시하는 한편, 수입산에 밀려 사라지거나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희귀한 식재료를 발굴하여 메뉴를 개발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사람들이 찾지 않아 재배량이 줄어들던 희귀 식재료를 생산하는 농가들에겐 이 자체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이 한식뷔페에서는 매장입구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한국벤처농업학교 출신 농민들이 가꾼 식재료를 직접 판매하여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에 직접적인 만남의 장을 열어주기도 한다.
수익성을 따지면 토종 희귀작물이나 우리 농산물보다 값싼 외국산 작물이 훨씬 경제적이다. 그러나 C사의 한식뷔페는 공급자인 농가의 생존과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토종 희귀작물과 우리 농산물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이것은 다시 C사 한식뷔페만의 특징으로 거듭나 서로의 발전을 이끌어내고 있다.
사회와 발전하는 기업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다. 기업이 지역사회에 뿌리 내리고 성장하는 이상, 어떠한 방법으로든 기업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만 이 사회, 또는 이 지구와 상생할 수 있는 것이다.
- 사회적기업가 폴 뉴먼
영화배우로 잘 알려진 폴 뉴먼. 그는 친구 허츠너의 제안으로 뉴먼스 오운을 설립한다. 빈 포도주 병에 폴 뉴먼이 개발한 드래싱을 넣어 판매하는 것으로 시작한 사업의 수익성은 예상외로 엄청났다. 폴 뉴먼은 뉴먼스 오운을 설립한 해부터 ‘해마다 모든 수익금을 기부하고 재투자를 받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리고 실제로 뉴먼스 오운의 모든 수익금은 폴 뉴먼 재단을 통해 수천 곳의 자선단체에 기부되었다. 방부제 없이 유기농 식품을 이용해 만든 맛있는 샐러드 드레싱. 게다가 이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란 사실은 소비자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폴 뉴먼이 사망한 지금도 뉴먼스 오운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유기농 식품업체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상생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기업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을 추구한다. 기업이 상생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어떤 이해관계자와 적극적으로 상생해나갈 것인가 방향을 정하고 그들과 서로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물색해야 한다. 이는 특정한 부서에서 진행해야 할 업무가 아니라 기업 전체가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함께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그렇게 전 임직원이 함께 상생경영에 공감할 때 이것이 단순한 투자나 손해가 아닌 지속 발전의 길임을 인식하고 망설임 없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