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무기 삼아 도전!
: 운동이 가장 필요한 계절, 겨울
연말이 되면 새해 소원으로 ‘건강’을 꼽으며 운동을 다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온몸을 무장하고 새벽길을 달리거나 매일같이 동네 뒷산에 출근 도장을 찍는 이들의 실천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매서운 칼바람을 뚫고 몸을 움직인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므로, 이들은 어느새 ‘난 포기가 빠른 사람’이라며 자신의 몸을 다시 정적인 일상에 맞출 것이다. 그러나 날씨 탓하며 웅크리고 스마트폰과 간식만 쥐어 든다면 몸의 면역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것처럼 몸이 불어나는 것도 순식간. 그래서 전문가들은 운동이 가장 필요한 계절도 겨울이라고 말한다. 겨울에는 야외로만 눈을 돌려 작심삼일에 머물렀던 운동 시계를 실내에서 맞춰보자. 날씨의 영향을 덜 받으니 일정한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운동을 실행하기 쉽다. 다른 계절에 비해 햇빛을 직접 쏘일 기회가 적으므로 여기서 비롯되는 우울감을 해소하는 데도 그만이다. 몸을 움직일수록 이른바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분비가 활성화되어 기분이 좋아지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것. 겨울이 체중 관리하기 좋은 계절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온이 낮아질수록 사람의 몸은 기초대사량을 높이므로 같은 양의 운동을 하더라도 더 많은 칼로리가 소모된다.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몸이 열을 내면서 불필요한 칼로리를 태우는 것이다.
실내에서 뭘 얼마나 할까 싶은 의심은 거둬들여도 좋다. 정적인 운동은 물론 활력이 넘치는 동적인 운동까지 지루하다는 편견을 깰만한 실내운동 종목이 꽤 다양하다. 꾸준히 즐기면서 ‘추위’를 무기삼아 더 열심히 도전할 수 있다.
활력 운동의 박진감과 정적인 운동의 짜릿함
: 실내에서 즐기는 양궁, 풋살, 스크린야구
실내 양궁
최근 선수 출신 강사들을 중심으로 ‘양궁카페’라 불리는 신개념 체험 공간이 속속 생기면서 어린이부터 직장인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모여들고 있다.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전문 강사에게 간단한 강습만 받으면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이곳은, 운영 형태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참가자가 직접 자신에게 맞는 활(리커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일반인은 과녁까지의 거리가 7~10m 정도로 구분되는 사
대(활 쏘는 자리)에서 경기를 할 수 있고, 일정 수준 이상의 기본기를 갖췄다면 20m 정도 떨어진 과녁에도 도전할 수 있다. 참가자들이 꼽는 실내양궁의 매력은 단순하다. ‘빨리빨리’와 ‘성과제일주의’에만 길든 자신이 한쪽 눈을 감고 숨 한번 고른 뒤 묵직하게 활시위를 당겼다 놓는 그 순간 자체가 힐링 포인트라고 입을 모은다.
풋살
스페인어로 ‘축구’를 뜻하는 futbol과 프랑스어로 ‘실내’를 뜻하는 ‘salon’이 합쳐진 이름의 풋살(futsal)은 말 그대로 실내에서 하는 미니축구를 의미한다. 2010년 전후로 생기기 시작한 실내풋살장이 요즘에는 클럽처럼 화려한 전광판과 디제잉 박스를 갖추고 도심 쇼핑몰에 마련되어 풋살을 하기 위해 쇼핑몰을 찾는 사람들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11명씩 팀을 꾸려야 가능한 축구와 달리 5대5 형태의 적은 인원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풋살은 유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운동을 접하면서 건강해지도록 돕는 종목이다.
스크린야구
스크린야구’로도 불리는 실내야구장은 대부분 실제 야구장 못지않은 먹거리와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어 관람하는 재미와 참여하는 즐거움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보는 야구’에만 머물렀던 사람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든다. 스크린 앞에서 휘두르는 타격감 역시 실제 경기와 비교하여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안타와 홈런에 따라 센서가 반응하여 주자가 출루하고 해당 타자만의 장기를 분석하여 출루율이나 장타율이 좋은 지명 타자로 교체할 수도 있으니 이쯤 되면 시설 탓, 인원 탓할 필요 없는 실내야구에 더 끌릴 법도 하다.
잘못하면 독이 되는 겨울 운동의 핵심은 안전
: 바쁠수록 더욱 챙겨야 할 건강으로 향하는 지름길
건강을 위해 하는 겨울철 실내운동의 핵심은 ‘안전’이다. 바쁜 일상 속에 리듬을 유지하며 꾸준히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실내운동이라고 해서 안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실내운동 요령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새벽보다는 저녁이 운동하기에 좋다는 것. 여름과 겨울 사이에는 5~10mmHg의 혈압 차이가 있고, 겨울엔 특히 혈압이 높아지기 쉬우니 몸이 채 활성화 되기 전에 운동을 하기보다는 몸이 충분히 풀린 저녁이 좋다. 둘째, 스트레칭을 두 배로 할 것. 운동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가벼이 여기며 지나치곤 한다. 겨울에는 이미 활동량이 줄어 다른 계절에 비해 몸도 뻣뻣해지므로 운동 전후에 평소보다 스트레칭을 두 배 이상 하여 근육과 인대를 부드럽게 해야지만 부상을 막을 수 있고 준비운동과 정리운동도 추가해야 한다. 셋째,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조절할 것. 겨울엔 아무래도 체력이 떨어지기 쉬우니 자신의 몸 상태와 컨디션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여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해를 준비해야 하는 겨울은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바쁠수록 더욱 챙기고 살펴야 할 것이 건강이다. 거창한 운동 계획을 세울 것 없이 가까운 실내 스포츠 시설로 눈을 돌려 새롭게 운동을 시작해 보자. 어쩌면 가장 살찌기 쉽고 약해지기 쉬운 이 계절에 자신과 최고의 궁합을 이루는 운동을 만나 건강을 평생지기로 삼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겨울철 몸에 활력을 넣어주는 스트레칭 동작
목 근육 이완하기
옆구리 이완하기
허벅지 이완하기
전문가에게 듣는 겨울철 실내운동 Q&A
대구과학대학교 레저스포츠과에서 운동생리학과 스포츠의학을 담당하고 있는 이소정 교수에게 겨울철 실내운동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
01 겨울철 실내운동을 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스트레칭과 준비운동 및 정리운동을 반드시 해야 하는데 흔히 준비운동을 스트레칭이라 생각하기 쉽고 정리운동은 생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레칭은 운동 시 부상을 예방하고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지 준비운동 자체가 되는 건 아니므로 몸이 너무 덜 풀린 상태에선 스트레칭 전에 가볍게 달리거나 전신운동으로 몸을 먼저 풀어주고 스트레칭을 한 뒤 본 운동에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운동은 운동으로 인한 대사적 피로 및 근육의 피로와 통증을 줄여주는 것이므로 마무리 단계에서 빠짐없이 진행해야 합니다.
02 스트레칭 할 때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겨울철 스트레칭은 장소와 상관없이 손쉽게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추워서 웅크린 몸을 바로 세우기 위해 목과 어깨를 풀어주는 동작이 중요합니다. 굳어 있는 근육을 풀어 관절의 가동성을 향상시키며 근육의 긴장도를 완화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여 근육 내 피로 물질 배출을 돕기 때문이지요. 도저히 운동할 상황이 안 된다면 스트레칭만 제대로 해줘도 건강한 겨울나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