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글밭
글. 양은미(전북 익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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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가 열심히 일해서 한 달 월급 받았다. 엄마에게 작은 선물 준비했어.”하며 작은 상자를 하나 건네주는 딸아이. 대학교 3학년인 딸이 아르바이트를 한 달하고 받은 돈에서 은반지를 사온 것입니다.
제 직장 근처 나무 공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답니다. 대학 들어간 첫 달부터 아르바이트 시작해 여태껏 한 달도 쉬지 않고 계속하더니 여름방학이 되자마자 또 하나를 더 하고 있습니다. 9시에 나가서 11시가 되어야 들어와 고단한 몸을 누이는 딸아이를 보면 가슴이 시리고 대견함에 감사하기도 하고 엄마가 고생시키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만두라고 하면 “엄마! 요즘 취직하기 얼마나 힘든데 이렇게 이력을 쌓아놔야 해. 그리고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없어서 다들 나를 부러워해.”라며 오히려 저를 다독입니다. 이리 고생해서 엄마 은반지를 사주면 미안해서 어떻게 끼냐고 말하니 “엄마 내가 다음엔 꼭 금반지로 사줄게.”라며 저를 눈물 핑 돌게 하네요. 이른 아침 출근하며 딸아이에게 편지를 씁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네가 아무리 자라도 내겐 한없이 작고 작은 나의 아이야. 네가 들녘의 풀꽃으로 반지를 만들어 주어도 엄마는 우주를 다 가진 듯 가슴 벅차고 행복하단다. 먼 훗날 네 손에 어여쁜 반지를 끼워 줄 운명의 그 사람을 만나면 엄마는 자랑할 거야. 이리 어여쁘고 착한 딸이라고 그러니 소중하게 여겨주고 부디 함께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한다고 두 손 꼭 잡고 말할 거야. 사랑하는 딸아! 우리 함께 인생의 길 걸어가며 서로 힘이 되어 주고 응원해주자-
편지를 접어 딸아이 머리맡에 두고 대문을 나섭니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은반지를 끼고 저도 씩씩하게 일터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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